원·달러 환율 '고공행진' 언제까지 갈까?

입력 2009-02-23 07:21 수정 2009-02-23 09:1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외환당국의 실개입 없다면 추세적인 오름세 불가피할 듯

원ㆍ달러 환율이 최근 동유럽발 금융위기의 재연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외 주식시장 급락 여파로 석달만에 1500원대로 올라섰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9영업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감에 따라 환율도 9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 주말 원ㆍ달러 환율은 25.00원 폭등한 1506.00원으로 거래를 마감, 최근 9거래일 동안 무려 123.10원이나 폭등했다.

달러화가 1500원선을 넘어선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25일 1502.30원을 기록한 이후 장중 고점 기준으로 11월 26일 1511.50원 이후 약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ㆍ엔 환율 역시 100엔당 1600원에 근접하면서 1991년 고시환율 집계 이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유럽발 2차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고 국내경기의 하강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불안감에 최근 국내외 증시 불안까지 겹치며 환율이 1500원대를 돌파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주말 환율 폭등은 국내외 증시가 동반 급락하면서 환율 급등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이날 6년 만에 7500선이 붕괴됐고 이러한 소식에 코스피지수 역시 1100선을 하향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날 3600억원 이상 주식을 순매도한 외국인이 장중 주식 매도 물량을 꾸준히 늘렸던 점 역시 환율 상승 폭을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GM대우의 유동성 위기 우려도 달러화 매집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시장참가자들은 코스피지수 약세 속에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을 대규모로 팔아치웠고 이는 재차 환율 불안으로 이어지며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 달러화의 방향성이 위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석했다.

외환당국은 환율이 이날 1500원선을 넘어서자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서는 모습이었으나 보다 적극적으로 환율 방어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 또한 원화값 하락을 키운 것으로 풀이됐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1500원을 넘어선 것과 관련, 동유럽 국가들의 디폴트 우려 등 글로벌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작년 12월 중 정책당국 개입으로 인한 낙폭 과다에 대한 조정 및 국내은행의 후순위채 콜옵션 미행사, 그리고 북한 미사일 테스트 준비 등 다양한 마찰적 요인에 의한 '오버슈팅'이 결합된 결과라고 진단 내렸다.

이러한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 우려가 점증하면서 최근 증시 급락과 맞물렸고 이에 따른 외국인 주식시장내 자금 이탈이 외환시장내 달러화 매수 주문으로 이어지며 수급 여건마저 뒷받침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역외세력이 달러화 매수를 주도했고 수입업체의 달러화 결제 수요와 투신권 환헤지 청산관련 수요가 유입되며 달러화 매수 심리가 확산, 원화값 하락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수급과 심리가 달러화 '사자'로 기울어진 이상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다면 당분간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할 공산이 높고 이는 재차 국내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로 전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찬익 모간스탠리 서울지점 리서치센터장도 "전고점 돌파를 앞둔 원ㆍ달러 환율의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서 환율 상승 요인만 가득한 상황이라 저항대를 특별히 발견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며 " 당국의 개입 없이는 추세적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환율 상승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경제연구소는 최근 '신흥국 위기의 재확산과 원화가치 급락'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단기적으로 환율이 1550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산은경연은 그 이유로 동유럽발 위기설이 대두되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부각, 우리나라 등 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세가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연일 최악의 경제지표 발표를 이어가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돼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 역시 원화값 하락이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

박용하 산은경제연구소 팀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환율이 높은 수준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박 팀장은 "글로벌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징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과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차입금 만기 도래금액이 올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환율이 고공 행진을 지속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은미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도 "현 시점에서 당국의 개입 말고는 달러화 하락 요인을 찾기 어렵다"며 "그나마 이날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경기가 저점을 지나면 달러화도 자연히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만이 현재로서는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연구원은 "정책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하반기 이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과 이로 인한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감안한다면 2009년 환율 전망에 대한 상고하저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옷 어디서 사세요?…사용 만족도 높은 '패션 앱'은 [데이터클립]
  • "파도 파도 끝이 없다"…임영웅→아이유, 끝없는 '미담 제조기' 스타들 [이슈크래커]
  • 단독 김홍국의 아픈 손가락 하림산업, 6월 ‘논현동 하림타워’ 소집령 발동
  • 마운트곡스發 비트코인 14억 개 이동…매도 압력에 비트코인 ‘후퇴’
  • '최강야구' 니퍼트도 눈치 보는 김성근 감독?…"그가 화가 났다고 생각합니까?"
  • 나스닥 고공행진에도 웃지 못한 비트코인…밈코인은 게임스탑 질주에 '나 홀로 상승' [Bit코인]
  • 전세사기 특별법 공방은 예고편?…22대 국회 ‘부동산 입법’ 전망도 안갯속
  • 반도체 위기인데 사상 첫 노조 파업…삼성전자, 경영 악화 심화하나
  • 오늘의 상승종목

  • 05.2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066,000
    • -1%
    • 이더리움
    • 5,290,000
    • -2.16%
    • 비트코인 캐시
    • 650,000
    • -0.99%
    • 리플
    • 734
    • -0.27%
    • 솔라나
    • 235,100
    • +0.04%
    • 에이다
    • 640
    • +0.31%
    • 이오스
    • 1,137
    • +0.98%
    • 트론
    • 155
    • +0%
    • 스텔라루멘
    • 151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200
    • -0.34%
    • 체인링크
    • 25,850
    • +2.66%
    • 샌드박스
    • 636
    • +2.2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