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제3차 세계대전 우려가 호들갑이 아닌 이유

입력 2022-01-04 06:00

배준호 국제경제부장

1962년 구소련이 미국의 바로 코앞인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설치하려 하고 미국이 해상 봉쇄로 강경하게 나가면서 전 세계는 핵전쟁 공포에 휩싸였다.

60년 전의 악몽이 다시 재연되려 한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구권 국가들의 갈등은 일촉즉발의 위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핵폭탄이 등장한 이후 사실 인류를 멸망시킬 제3차 세계대전에 대한 공포는 항상 있어왔다. 이번에도 여느 때처럼 긴장과 불안감이 치솟다가 어느 순간 양측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타협을 모색할 수 있다. 사실 외교 전문가들도 극한 대립이 실제 충돌로 이어진다면 세계가 전부 파멸에 이를 수 있어서 미국과 러시아가 결국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는 항상 이렇게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 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특히 금융위기나 팬데믹은 전형적인 ‘블랙스완’ 사례다. 블랙스완은 일어날 가능성이 지극히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키는 현상을 뜻한다. 여기서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은 발생 확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 ‘가능성 제로’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여러 블랙스완 이벤트를 나중에 살펴보면 분명 일이 터지기 전에 여러 전조 현상이 있었다. 금융위기는 바로 1년 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있었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있기 전에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있었다.

3차 대전에 대한 우려가 ‘기우(杞憂, 안 해도 될 쓸데없는 걱정)’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미 러시아는 10만 정예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집결시킨 상태여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화약고’를 폭발시킬 불씨는 우크라이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과 이란도 새해 세계 평화와 안정에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최근 “새해 3차 세계대전과 핵 교환을 통해 인류의 종말이 올 수도 있다”며 “현재 전 세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라는 두 마리의 블랙스완과 마주하고 있다”는 묵시론적인 예언을 했다.

더힐이 푸틴과 시진핑을 블랙스완으로 지목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두 지도자 모두 자신을 역사의 주역으로 여기는 헌신적인 민족주의자이며 매우 크지만 계산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행동가라는 것이다. 여기에 둘 모두 새해가 자신들이 행동해야 하는 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더힐은 강조했다.

러시아의 부상이 가장 큰 꿈인 푸틴은 전략적 영토 확장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와해, 유럽에 대한 궁극적인 패권을 추구한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그의 꿈을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새해 시진핑의 장기집권을 결정지을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열린다. 대만과의 통일은 장기집권 당위성을 설명할 가장 타당한 이유가 될 것이다. 중국의 대만 침공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더 나아가 핵 위협을 멈추지 않는 이란도 있다. 이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십 년 동안 미국의 군사계획은 세계 다른 지역에서 동시에 두 가지 전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이제 세 가지 전쟁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밖에도 북한이 한국을 위협하거나 이스라엘이 이란에 전면 공격을 감행하는 것, 파키스탄과 인도가 세계적인 지정학적 혼란을 틈타 충돌하는 것 등 새해 지정학적 블랙스완은 넘쳐나고 있다.

결국 이런 위기를 극복하려면 미국의 강력하고 슬기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서툴고 무능한 철수로 아프가니스탄의 대혼란을 초래했다. 새해에는 부디 리더십과 판단력을 회복해 쿠바 미사일 사태와 같은 3차 세계대전 위기를 조기에 진압할 수 있기를 바란다. baejh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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