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선도학교 가보니 “역할극 통한 경제 수업…입시에 긍정적"

입력 2021-12-05 15:45 수정 2021-12-0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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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 능주고등학교 “대입개편·교원수급은 ‘숙제’”

▲2일 오후 능주고 학생들이 수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4명의 학생이 조를 이뤄 명제에 대한 반례를 찾는 활동을 하고 있다. (손현경 기자)
▲2일 오후 능주고 학생들이 수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4명의 학생이 조를 이뤄 명제에 대한 반례를 찾는 활동을 하고 있다. (손현경 기자)

2일 오후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고등학교 블렌디드 클래스룸에서 수학 수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의 수업 분위기는 여느 교실과 달랐다. ‘선생님 한 분이 앞에 나와 칠판에 여러 공식을 쓰고, 학생들이 줄지어 앉아 수업을 듣고 있겠지’라는 생각과 거리가 있었다.

이날 수업 시간엔 도함수의 활용 단원을 배우는 고2 20여 명의 학생이 네 명의 조를 이뤄 발표와 피드백 등의 역할을 정하고 ‘거짓인 명제에 대한 반례 찾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류수웅 수학 교사는 “선행학습 이후 대면 강의를 통해 토론하는 플립드 러닝(Flipped-learning)을 이용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각자 역할을 정하고 선생님은 도움만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 ‘학습 스튜디오’에서는 경제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특이한 것은 '연극'을 통해 수업이 진행된다는 점이었다.

국회의원 역할을 맡은 한 학생은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의 소비가 줄어든 현시점에 시장의 자율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세율을 인하해야 한다”며 “코로나19사태의 정부규제 완화를 위한 법안을 상정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일 오후 능주고 학생들이 학습스튜디오에서 연극을 통한 경제수업을 하고 있다. (손현경 기자)
▲2일 오후 능주고 학생들이 학습스튜디오에서 연극을 통한 경제수업을 하고 있다. (손현경 기자)

고교학점제는 2023년부터 부분적으로 2025년부터 전면적으로 도입된다. 능주고는 2019년부터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정선호 교육과정부장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교실을 리모델링했다”며 “학교 내에는 줌인센터, 멀티미니어 러닝룸, 책 숲, 학습스튜디오, 블렌디드 클래스룸 등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학부모들이 우려한 입시도 긍정적이다. 송완근 능주고 교장은 “올해 대입 전형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주요 대학 1단계 합격 결과로 보면 개교 이래 가장 성과가 좋다”며 “학교에서의 여러 활동이 학생의 진로에 맞춰져 있고 이를 충실히 기록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정시 확대 등과 맞물려 고교학점제가 ‘엇박자’라는 우려가 있는데 이는 이번 대입개편 방향에서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 본다”며 “정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 고교학점제가 어떤 것과 잘 맞는다는 ‘선택’이라기 보다는 ‘보완제’가 돼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진로 찾기와 관련해 아쉬운 목소리가 나왔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적성과 진로를 존중하는 맞춤형 학습을 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학부모 이현주 씨는 “(고교학점제 학교) 학부모로서 자녀의 진로적성 검사 피드백을 받아 본 적이 없다“며 ”진로 적성 검사를 좀 더 체계화하고 다양화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 준비 부족에 대한 지적이 여전히 있다.

양대 교원 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학교 공간 조성과 교원 확충을 반드시 먼저 해결하고 고교학점제를 시행해야 한다”며 “대입제도 개편도 맞물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교장은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 수업에 보다 흥미를 느끼고 있다. 부족한 점은 앞으로 의견 수렴을 통해 채워 가면 된다”며 “학생 선택권을 늘린다는 고교학점제의 방향은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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