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 대통령 집값 안정 자신감, 섣부르고 공허하다

입력 2021-11-23 05:00 수정 2021-11-2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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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저녁 TV 생방송으로 100분 동안 ‘국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국민패널 300명이 참여한 직접적인 소통의 자리다. 이 같은 방식의 대화는 2019년 11월 이후 2년 만이고 임기 중 마지막이다.

문 대통령은 여러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결국 민생의 최대 어려움인 부동산문제가 초점이었다. 집값 폭등에 다시 사과하고, “2·4대책이 좀 더 일찍 시행됐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주택공급 실패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정부 동안 역대 어느 정부보다 입주물량과 인허가 물량, 계획물량이 많아 앞으로 공급문제가 충분히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도 상당히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며 “남은 기간 하향 안정이 목표로, 다음 정부까지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임기 마지막까지 확실히 해결책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최근의 공급대책이나 시장상황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인 건데 여전히 공허하게 들린다. 시장 현실에 대한 인식부터 문제다. 현재 공급물량이 많은 대구와 세종 등 일부 지역 집값이 약세이고, 서울과 수도권도 폭등세가 주춤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승세 둔화가 이미 너무 많이 올라 있는 집값에 대한 부담과,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출규제로 인한 일시적 조정일 뿐, 가격 안정과 거리가 멀다고 진단한다.

문 대통령은 2·4 대책을 거론했지만, 올해 초 나온 이 공급계획은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대규모 물량의 공급을 강조했음에도 3기 신도시와 서울 외곽 신규택지 개발에 집중돼 있다. 3기 신도시는 아직 토지보상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이고, 다른 신규 택지도 언제 입주가 가능할지 기약하기 어렵다. 이들 입지가 서울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현 정부의 입주물량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지만, 엄밀하게는 지난 정부가 공급한 것이 대부분이다. 당장 올해 서울지역의 입주물량은 작년보다 대폭 줄었고, 내년에는 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다시 집값 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크다.

서울 도심의 공공재개발·재건축,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도 주민 반발 등으로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시장이 신뢰하지 않은 ‘공공’에 집착하고 있다. 공급효과가 큰 민간재건축은 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강화, 분양가상한제 등의 걸림돌에 막혀 있다.

현 정부는 지난 4년 반 동안 20여 차례의 부동산정책을 쏟아냈지만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기만 했다. 수요를 억누르는 규제 일변도와, 재산세·종합부동산세·양도세 등 세금 중과, 시장 현실을 무시한 임대차 3법 등을 강행하면서 불안만 키운 탓이다. 뒤늦게 공급에 눈을 돌렸지만 계획의 실행은 삐걱거린다.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낙관은 섣부른 착각이다. 시장을 엉망으로 만든 규제를 풀 생각도 전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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