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풍경] 운동은 언제 하신대유?

입력 2021-11-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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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철 안산유소아청소년과 원장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저기 가는…”

어릴 적 부르던 동요가 이제는 싫다. 자전거가 버젓이 사람이 다니는 인도를 달리면서도 피하라고 따르릉 거리기 때문이다. 이럴 때 대체 누가 피해야 할까. 수동으로 가는 자전거는 그래도 참을 만하다. 전기 자전거는 훨씬 빨리 달리기에 아주 위협적이다. 자전거뿐인가. 전동이란 단어가 앞에 붙는 휠, 스케이트보드, 킥보드는 따르릉 거리지도 않으면서 인도를 내달린다.

개인용 이동수단(personal mobility device)이 다양해지면서 인도가 갈수록 복잡하고 위험해지고 있다. 더불어 이와 관련한 사고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상처 치료를 하면서 물어보면 아주 재미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탈 거라고 거리낌 없이 대답한다. 개인용 이동수단이 대세임을, 더욱 확산될 것임을 짐작케 한다.

아침에 출근할 때 집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를 운전해 출발, 건물 지하에 주차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병원에 도착, 온종일 진료를 한 다음 저녁때 같은 방법으로 퇴근하던 적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등산을 갔는데 너무 숨이 차고 다리가 떨려 낙오할 뻔했다. 그 이후로 여태껏 집에서 전철역까지, 전철역에서 병원까지 1㎞가 넘는 거리를 걸어서 출퇴근하고 있다. 처음에는 꽤나 힘들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가까운 듯하여 퇴근 때는 한 정거장 전에서 내리기도 한다. 걷기 덕분인지 나이가 쌓여감에도 체력이 더 좋아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떨어지지도 않는다. 체중도 항상 그대로이다.

의사의 눈으로 보면 개인용 이동수단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존재, 다시 말하면 걷기에 알맞은 1~2㎞ 정도도 걷지 않고 타고 다니게 만드는 도구다. 걸어 다녀야 하는 가까운 거리조차 타고 다닌다면 운동은 언제 한다는 말인가. 의사 입장에서 제도를 만든다면 개인용 이동수단은 이동용이 아니라 특정한 장소에서만 즐기는 레저용으로 제한하고 싶다.

유인철 안산유소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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