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택은행’ 부활썰 나오는 이유

입력 2021-11-01 05:00

“은행들이 기업금융으로 공공의 역할도 해야 하는데 지금은 개인들, 그것도 주택담보대출로 돈을 벌고 있어요. 이럴 바에 주택은행을 다시 부활하는 게 낫지 않아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한 다음 날 오랜만에 만난 취재원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를 금융정책으로만 해결하려는 정부의 방향성이 답답하다는 얘기 끝에 나온 얘기였다.

은행을 칭할 때 사기업임에도 ‘기관’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공적인 역할 때문이다. 과거 금융당국 출신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은행은 면허권을 갖고 지급·결제기능을 독점적으로 허용받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고 했다. 전 국민, 기업이 돈을 맡기고 돈을 빌릴 수 있는 유일한 창구라면 사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으로만 치부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그런 은행들이 최근엔 기업보다 개인, 개인 중에서도 담보가 있어야 돈을 빌릴 수 있는 차주만을 공략하고 있다. 모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 가계대출 규모는 130조 원,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55조 원에 달했다. 기업대출은 가계대출과 맞먹는 133조 원에 그쳤다.

이 취재원의 주장은 갈수록 편하게 돈을 버는 쪽(주택담보대출)으로만 영업하는 은행의 장삿속을 멈출 제동장치가 필요한데, 그 안 중 하나가 주택은행 부활이라는 것이다. 주택은행이 부활해 서민의 주택 관련 금융업무를 도맡게 하고, 시중은행들은 기업들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기업금융에 치중하도록 제도화하자는 얘기다. 설립 형태는 고민이 필요하나 궁극의 목적은 서민들의 주택 관련 금융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과거 한국주택은행은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주택자금 조성과 공급을 목적으로 설립됐던 특수법인으로 국민은행과 합병됐다.

실현 가능성을 불문하고 이 같은 ‘썰’에 솔깃한 이유는 은행의 공공 역할이 과거에 비해 퇴색됐기 때문이다. IMF 이후 은행들이 담보 대출을 늘리기 시작했고, 20여 년이 지나 주택담보대출로 몰리고 있다.

‘주택은행 부활썰’을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시중은행(국책은행) 관계자를 만나 꺼내봤다. “괜찮은 아이디어인데요? 대선 후보들 캠프에 한 번 건네보세요”(금융위) “생각해볼 수 있는 얘기네요. 과거에도 몇 번 언급됐던 얘기예요”(금감원) “썩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네요. 현실적으로 가능하겠어요?”(은행)

주택은행 부활썰, 소비자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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