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헝다 위기 장기화, 커지는 금융시장 불안

입력 2021-09-24 05:00

중국 부동산업체 헝다(恒大)그룹의 파산 위기에 추석 연휴 이후 개장한 23일 국내 금융시장이 일단 큰 충격을 받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1월부터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에 나설 것임을 공식화했지만 시장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날 주식시장의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93포인트(0.41%) 내린 3127.58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도 장중 1186.4원으로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전 거래일보다 0.5원 오른 1175.5원에 마감됐다.

그러나 리스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헝다는 이날 만기가 돌아온 위안화 채권의 이자(2억3200만 위안) 지급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자상환 대신 채권보유기관과 협상으로 지급시한을 연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함께 만기였고, 규모가 훨씬 큰 달러채권 이자(8350만 달러)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선 급한 불을 껐다고 해도 앞으로가 더 첩첩산중이다. 파산위기는 계속 커지고 있다. 무려 1조9700억 위안(약 3038억 달러)의 부채를 안은 헝다는 이달 안에 4500만 달러의 또 다른 채권이자 지급일이 돌아온다. 내년에도 갚아야 할 채무는 77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가지는 않는다 해도, 심각한 유동성 부족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고 회생 전망도 어둡다. 그동안 부동산 대출 규제로 헝다의 위기를 부른 중국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디폴트까지 용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기업의 연쇄 도산이나 경기 후퇴, 금융시스템 충격을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크다.

헝다 사태가 중국발(發)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헝다가 부동산뿐 아니라 금융·전기차·식품·스포츠 등 사업영역을 문어발식으로 벌여 놓은 게 너무 많고, 아시아 최대의 고위험·고수익 회사채 발행업체다. 일부 채무만 갚지 못해도, 다른 관련 채무까지 연쇄적으로 디폴트를 맞는 ‘크로스 디폴트’로 번질 개연성도 크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증폭된다. 아시아 신흥국에 타격이 집중되고 위기가 걷잡기 힘든 상황으로 비화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도 헝다 사태의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과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각각 거시경제금융회의와 상황점검회의에서 “헝다와 같은 시장불안 요인이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헝다의 파산과 이로 인한 중국 경기의 위축은 결국 불가피하고 리스크 또한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충격을 최소화하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비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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