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효자 된 개량신약…R&D 투자 덕에 경쟁력↑

입력 2021-09-14 07: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신약 개발 대비 개량신약 개발 비용ㆍ시간 50% 절감
글로벌 신약은 중장기 전략ㆍ개량신약은 중단기 매출 상승효과 기대

(출처=이미지투데이)
(출처=이미지투데이)

국내 제약기업들이 적극적인 개량신약 개발로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 확대와 갈수록 치열해지는 제네릭(복제약) 난립 속에서 개량신약은 국내 제약사들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1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주요 제약사들은 신약 연구·개발(R&D)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원 마련을 위한 개량신약 확보에 힘쓰고 있다.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개량신약 허가 사례집’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0년까지 허가받은 개량신약은 총 118개 품목이다.

개량신약이란 이미 허가나 신고가 된 의약품에 비해 안전성이나 유효성, 복약순응도 등이 개량됐거나 의약기술의 진보가 있다고 식약처장이 인정한 의약품을 말한다. 복합제는 이 개량신약의 하위 개념 중 하나로 두 가지 성분을 합친 약이다.

국내 업계 최초로 개량신약 개발에 나선 제약사는 한미약품이다. 2004년 국내 최초 개량신약인 고혈압 치료제 ‘아모디핀’에 이어 2009년 국내 최초 복합 신약인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을 출시했다.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은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개량신약 허가를 받았다. 이 밖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한미탐스‘ 등 개량신약을 꾸준히 선보이며 4년 연속 상반기 원외처방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한미약품이 경쟁력을 가진 개량신약을 출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속적인 투자가 있었다. 2018년 1928억 원, 2019년 2098억 원, 2020년 2261억 원, 2021년 상반기 728억 원 등 매출액의 약 21%를 R&D에 쏟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만 총 12종의 개량·복합신약들이 연 처방 매출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자체 제품 개발의 안정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개량·복합신약으로 거둔 이익을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R&D에 집중 투자하는 ‘한국형 R&D’ 전략을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량신약 전문 기업을 표방하는 제약사도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올해 상반기 약 200개 품목으로 1073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블록버스터 개량신약인 항혈전제 ’실로스탄CR정‘, 위장관 운동 촉진제 ’가스티인CR정‘을 포함한 13개 개량신약 매출은 408억 원으로 상반기 매출의 38%를 차지한다. 상반기에만 매출액의 약 12%(130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할 정도로 개량신약 중심의 성장 전략을 꾀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 관계자는 “현재 순환기 질환, 소화기 질환 개량신약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소염진통제에서는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전체 매출에서 개량신약이 차지하는 비중을 50% 이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LG화학은 2013년 최초 국산 당뇨신약 ’제미글로‘ 기반의 당뇨복합제 ’제미메트‘를 확보하며 현재 경쟁 중인 동일계열복합제 시장에서 올 상반기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외에도 기존 제품 대비 복용량을 4분의 1로 줄인 암환자 대상 식욕촉진제 ’애피트롤ES’와 투여 횟수를 3회에서 1회로 줄인 관절염 치료제 ‘시노비안’ 등 복용 및 투여 편의성을 개선한 다양한 개량신약을 다수 확보했다.

동국제약도 9월 초 전립선비대증 개량신약(DKF-313) 임상 3상을 진행하면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공하게 되면 세계 최초로 ‘두타스테리드’와 ‘타다라필’을 복합화한 전립선비대증 개량신약이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중장기 사업전략을 펼치는 동시에 개량신약 등 현 사업화 제품의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중단기 매출 확대 전략도 균형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적은 투자로 확실한 매출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개량신약 개발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신약 하나를 개발하려면 평균 10년 이상의 시간과 1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며 “하지만 개량신약은 허가를 받은 제품을 기반으로 해 임상시험 기간이 4~5년으로 짧고 개발 비용도 신약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적게 들어 업체들이 활발히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종합] "대중교통 요금 20% 환급"...K-패스 오늘부터 발급
  • "뉴진스 멤버는 쏘스뮤직 연습생 출신…민희진, 시작부터 하이브 도움받았다"
  • "불금 진짜였네"…직장인 금요일엔 9분 일찍 퇴근한다 [데이터클립]
  • 단독 금융위, 감사원 지적에 없어졌던 회계팀 부활 ‘시동’
  • "집 살 사람 없고, 팔 사람만 늘어…하반기 집값 낙폭 커질 것"
  • "한 달 구독료=커피 한 잔 가격이라더니"…구독플레이션에 고객만 '봉' 되나 [이슈크래커]
  • 단독 교육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2000명’ 쐐기…대학에 공문
  • 이어지는 의료대란…의대 교수들 '주 1회 휴진' 돌입 [포토로그]
  • 오늘의 상승종목

  • 04.2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5,029,000
    • -1.48%
    • 이더리움
    • 4,667,000
    • -0.17%
    • 비트코인 캐시
    • 712,500
    • -3.72%
    • 리플
    • 772
    • -2.53%
    • 솔라나
    • 225,800
    • -0.75%
    • 에이다
    • 703
    • -4.87%
    • 이오스
    • 1,236
    • +1.39%
    • 트론
    • 165
    • +1.85%
    • 스텔라루멘
    • 170
    • +0.59%
    • 비트코인에스브이
    • 102,100
    • -2.3%
    • 체인링크
    • 21,940
    • -1.44%
    • 샌드박스
    • 708
    • -0.2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