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집권에 여성 인권 탄압 우려...샤리아법이란?

입력 2021-08-19 15:27

탈레반 재집권에 여성 인권 우려...
엄격한 샤리아법 적용 예상
'여성 인권 존중' 말했으나 현실과 달라
국제사회는 공동성명 발표로 대응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점령한 뒤 대통령궁에 입성한 탈레반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점령한 뒤 대통령궁에 입성한 탈레반 (연합뉴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점령하며 약 20년 만에 정권을 다시 잡았다. 탈레반의 집권에 국제사회에서는 벌써 인권 탄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례가 있어서다. 탈레반은 지난 1차 집권기인 1996년부터 2001년 당시 극단적인 이슬람 근본주의를 표방하며 무자비한 인권에 탄압에 나섰다. 당시 탈레반은 ‘이슬람의 목소리’라는 선전용 라디오 방송을 제외한 모든 방송·음악·영화 등을 금지했으며, 여성에게 전신을 가리는 의상 ‘부르카’ 착용을 강제했다. 또 외출 시 남성 가족 동반을 의무화하기도 했다.

탈레반이 이처럼 극단적인 정책을 펼치는 배경에는 ‘샤리아법’이라는 이슬람만의 독특한 율법이 있다.

샤리아법이란?

▲기도하는 무슬림 (뉴시스)
▲기도하는 무슬림 (뉴시스)

샤리아법은 이슬람의 종교법이다. ‘샤리아’는 ‘길’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 샤리아법은 이슬람 세계 전반의 생활 방식을 규제한다. 샤리아법은 이론적으로 이슬람교의 경전인 꾸란(Koran, 코란),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을 담은 ‘하디스’, 이슬람 공동체 내부의 합의인 ‘이즈마’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슬람교도(무슬림)에게 꾸란과 하디스는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규범이다. 예언자 무함마드의 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경전인 꾸란과 그의 언행을 담은 하디스는 신에게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이즈마’는 후대에 이슬람 율법학자 등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신에게서 나온 꾸란·하디스와 달리 학파에 따라 이를 수용하는 정도가 다르다. 같은 이즈마를 수용하지 않는 무슬림의 경우 이즈마를 수용하는 무슬림보다 샤리아를 엄격하게 적용한다. 이슬람교도여도 국가별, 학파별로 문화가 조금씩 다른 이유다.

샤리아법은 극단적인 엄벌주의로 반인권적이며 잔혹하다는 특징이 있다. 사형은 물론 투석형, 참수형, 태형, 손목·발목 자르기 등 전근대적인 형벌이 규정돼있다.

탈레반, 샤리아법 엄격히 적용해 여성 인권 우려

▲부르카를 착용한 여성과 진열된 부르카 (연합뉴스)
▲부르카를 착용한 여성과 진열된 부르카 (연합뉴스)

특히 여성에게 불리한 내용이 많은데다 탈레반은 이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해석해 적용하고 있어 여성 인권 침해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여성의 외모에 대한 탈레반의 가혹한 규제가 가장 대표적이다. 꾸란엔 ‘여성은 가족이 아닌 남성에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드러내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여러 이슬람 국가들에서 여성이 머리와 얼굴을 가리는 ‘히잡’을 착용해야 하는 배경이다. 반면 탈레반은 이를 더 까다롭게 적용해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착용하도록 강제한다.

또 여성의 법정 증언 능력을 남성의 절반만 인정한다.

이에 역대 최연소인 18세(한국 나이)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말랄라 유사프자이(24)는 탈레반 재집권 이후 뉴욕타임즈에 기고문을 보내 “아프가니스탄의 자매들이 걱정된다”며 “강국들이 여성과 어린이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말랄라는 15세 당시 여성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하굣길에 탈레반에게 총격을 당했다.

여성 인권 보호 어려워 보여... 국제 사회는 ‘여성 인권 보호’ 요구

▲카불 점령 후 기자회견을 가진 탈레반. 가운데는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 (연합뉴스)
▲카불 점령 후 기자회견을 가진 탈레반. 가운데는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 (연합뉴스)

탈레반의 여성 인권 침해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 시각)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탈레반은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비훌라는 여성의 취업과 교육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했으나 어느 정도까지 이를 허용할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자회견 하루만인 18일, 아프가니스탄 타하르 지역에서 한 여성이 부르카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탈레반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자신들에 말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을 자행한 것이다. 이밖에 탈레반은 카불을 떠나려고 공항에 모인 여성과 아동들을 채찍, 곤봉 등으로 무자비하게 폭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려가 현실이 되는 상황에서 18일 미국·영국·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탈레반에 아프가니스탄의 여성과 소녀들의 안전 보장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미국 등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여성, 소녀들, 그들이 교육을 받고 일할 권리, 이동의 자유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라며 “아프가니스탄 여성과 소녀들은 다른 모든 아프가니스탄인과 마찬가지로 안전, 안도, 존엄성 속에서 살 자격이 있다. 어떤 형태의 차별과 학대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사회에서 우리는 인도적 원조와 지원으로 그들을 돕고, 그들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도록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지원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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