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①] 3년간 1심만 153차례…양승태 재판은 공정한가

입력 2021-07-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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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7-29 17:45)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28일 오전 10시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의 분위기는 고요했다. 417호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가장 큰 법정이지만 150석인 방청석에는 70대로 보이는 남성 1명이 앉아있었다. 검사석에는 1명의 공판 검사가 출석해 증거조사를 진행했다. 검사들과 변호인들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오가며 긴장감이 흐르던, 취재진과 방청객들로 북적이던 2019년 재판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피고인석에 앉아 팔짱을 끼고 지켜보거나 종종 눈을 감기도 했다. 그의 153차 공판은 이렇게 끝이 났다.

양 전 대법원장 재판은 ‘법정의 불공정’을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다.

29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양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 차장,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등 사법농단 관련 재판이 ‘장기미제사건’으로 등록됐다. 대법원 ‘장기미제사건 관리에 관한 예규’는 접수일로부터 2년이 초과된 미제사건을 장기미제사건으로 분류한다. 2019년 초 이후 이들의 1심 재판은 3년째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법의 A 부장판사는 “해당 예규는 장기미제사건 현황을 주기적으로 파악해 효율적으로 사건 진행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재판장은 매년 2월 말과 8월 말에 현재 맡고 있는 장기미제사건의 현황과 지연 이유를 기록해 제출해야 하는데 양 전 대법원장 사건 재판장도 올 초 작성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원인 중 하나로 ‘방어권 남용’이 꼽힌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형사소송 1심의 경우 평균처리 기간은 2018년 282일, 2019년 148일로 1년이 넘지 않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올해 2월 법원 정기인사 이후 재판부가 교체되면서 변론을 갱신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모든 증거조사 절차를 새롭게 밟고 증언의 진술 및 녹음을 다시 들을 것을 요구했다.

법조계에선 소송 지연 목적으로 형사소송규칙을 원용한 것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으로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오병두 홍익대 법학과 교수는 “양 전 대법원장이나 임 전 처장의 공판은 보통의 다른 형사사건에 비해 피고인으로서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재판이 장기화되고 있다”면서 “보통의 피고인에 비해 재판부가 배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 당사자들이 ‘법잘알’(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어서 절차를 꼼꼼하게 챙기면서 권리 주장을 하고 있고, 공판 절차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소송기법을 구사했다”고 덧붙였다.

사법농단 사건은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로 차출된 판사들이 사법행정권을 남용해 일선 재판에 개입하고 법관의 독립을 침해한 것이 핵심이다. 2017년 2월 당시 판사였던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부의 학술 대회 저지 업무를 거부하면서 ‘판사 뒷조사 문건’이 알려졌고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그 결과 전·현직 판사 14명이 재판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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