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하기도 바쁜 삼성전자, 총수 부재로 전투력 저하

입력 2021-07-27 13:36 수정 2021-07-2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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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긴밀히 협력하던 ASML, 인텔과 차세대 장비 협업
총수 부재 삼성전자, 미국 투자 결정도 지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왼쪽부터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ASML CEO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왼쪽부터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ASML CEO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네덜란드 ASML 본사로 날아가 피터 버닝크 CEO(최고경영자)를 만났다. 이 부회장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필수적인 EUV 장비를 전 세계에 단독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삼성전자와 TSMC도 ASML의 장비를 도입해 사용 중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6년 11월 삼성전자를 방문한 버닝크 CEO 등 ASML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019년 2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버닝크 CEO를 또 만났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올해 초 법정 구속되면 최고 의사결정권자 간 교류가 끊겼다.

이런 가운데 인텔이 26일(현지시간) 기술 로드맵을 발표하며 ASML의 차세대 EUV(극자외선) 장비인 ‘하이엔에이(High NA) EUV’를 가장 먼저 도입한다는 내용을 공개한 점은 삼성전자로서는 아쉬움이 큰 대목이다.

최근 반도체 기업 간 경쟁력은 EUV 장비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로 판가름난다.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선 EUV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EUV는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두 업체만 '발주' 경쟁에 뛰어들어도 다른 경쟁업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SML 장비 공급 능력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인텔의 EUV 장비 도입은 삼성전자와 TSMC 등 경쟁사의 장비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퀄컴과 아마존 등을 고객사로 확보한 점도 삼성전자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퀄컴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TSMC에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의 위탁생산을 맡겨왔는데, 인텔도 퀄컴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시장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애플 물량을 고정적으로 확보한 TSMC보다는 삼성전자에 타격이 될 수 있다. 1분기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55%, 삼성전자 점유율은 17%다.

인텔과 TSMC가 각국에서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총수 부재로 인해 삼성전자의 투자가 상대적으로 늦어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삼성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에는 책임과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총수 결단 없이는 추진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내달 복귀한다면 그간 미뤄뒀던 투자계획 등 삼성의 의사 결정이 빨라질 것으로 본다.

먼저 20조 원 규모의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 건설 투자계획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후보지는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이 유력한 가운데 막바지 인센티브 협상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오스틴과의 협상 결렬에 대비해 텍사스주 테일러와 뉴욕·애리조나도 후보군으로 놓고 있다. 파운드리 및 시스템 반도체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ㆍ합병(M&A)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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