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시대의 리츠]②초저금리 시대의 리츠, 제대로 투자하려면?

입력 2021-07-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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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섹터별 리츠 자산규모 (2021년 4월말 기준) (자료 =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국내 섹터별 리츠 자산규모 (2021년 4월말 기준) (자료 =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요즘 증권 거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열어볼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최근 코스피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서도 몇몇 주식에서는 별 수익을 얻지 못했지만, ‘리츠(REITs·부동산자산신탁)주식’만큼은 승승장구하고 있어서다.

그는 2018년 여름 신한알파리츠 상장 당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해 이 주식을 1000만 원어치 사들였다. 신한알파리츠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크래프톤타워와 서울 용산구 더프라임, 대일빌딩, 트윈시티남산, 신한L타워, 삼성화재 역삼빌딩 등의 빌딩을 보유하고 여기서 나온 임대료를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코스피 상장 공모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REITs)다.

신한알파리츠는 지난해 12월 153원을 배당한데 이어 올해 6월에는 164원 배당을 결정했다. 주당 5000원에 사들인 박씨로서는 6% 가량의 연 수익률을 낸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은행 예·적금으로는 올릴 수 없는 수익률이다. 여기에 더해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말 7120원이던 주가가 꾸준하게 상승세를 나타내더니 이달 16일 7930원으로 장을 마쳤다. 1년 새 주가가 22.38%가량 오른 것이다.

40대 직장인 최모 씨는 1년 전 시작한 해외리츠 두고 “효자”라고 말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해 오피스텔을 사려고 했던 그는 각종 세금과 임대 관리에 대한 부담으로 해외 리츠로 마음을 바꿨다. 그는 빌딩과 주거시설 등을 골고루 보유한 미국, 일본의 리츠 펀드에 투자해 연간 6%가량 수익을 냈다. 최씨는 “수도권 오피스텔 투자 수익이 연 4~5%라고 하는데, 오피스텔을 관리비용이나 은행 이자까지 고려한다면 부동산 간접투자가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방어주, 리츠가 효자 =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코스피에 상장된 13개 부동산 공모리츠가 무난하게 예정됐던 배당금을 지급하고 주가도 크게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시장에서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실물 경기 타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배당수익률만 볼 것이 아니라 리츠가 담고 있는 부동산 종류에 따라 옥석을 가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시대 리츠가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라고 해도 투자의 기본원칙인 ‘분산투자’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부동산 불패 신화’에 대한 믿음이 강한 국내 투자자들이 눈앞에 보이는 수익만 보고 리츠에 ‘몰빵’하기보단 포트폴리오의 변동을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은 경기변동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투자 시점보다 가치가 낮아질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투자하려는 리츠가 어떤 부동산을 기초 자산으로 삼는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MIT 경제학 교수인 윌리엄 휘턴(William Wheaton)이 부동산 컨설팅 회사 CBRE에 게재한 보고서에 따르면 1978년부터 2016년까지 30여 년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을 가장 잘 헤지할 수 있는 자산은 리테일 섹터로 나타났다. 반면 오피스 자산은 상대적으로 헤지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적시됐다.

물론 모든 리츠가 물가 상승으로부터 아예 자유로운 건 아니다. 임대 수익 부문에선 임대인, 임차인 간 계약에 따라 좌우되며 정액·장기 계약을 한다면, 물가 상승을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 토지비, 건축비 등이 올라 대체 비용을 높아질 수도 있다.

리츠 투자 전 재무구조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리츠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 하락 폭이 가장 큰 자산 중 하나였다. 리츠가 대규모 차입을 통해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부실한 재무구조가 드러난 탓이다.

배당컷(삭감) 가능성도 있다. 공실률이 높거나 임차료를 받지 못할 때, 보유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면 리츠 투자의 주요 목적인 배당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제 지난해 코로나19로 경제 봉쇄가 이어지자 임대수익에 공백이 생기며 미국 리츠들이 줄줄이 배당 삭감을 결정했다. 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애플 호스피탈리티 리츠(APLE), 상업용 부동산 기반인 화이트스톤 리츠(WSR), 씨티오피스(CIO) 리츠에 이어 교도소 리츠인 코어시빅(CXW)도 배당 삭감을 알렸다. 당시 미국 리츠의 1분기 고점대비 하락 폭은 -39% 수준이었고, 200여 개 종목 중 3분의 1가량이 배당컷을 실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레버리지는 숨은 리스크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리츠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 하락 폭이 가장 큰 자산 중 하나였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리츠는 가격이 70∼80% 빠졌는데 리츠가 대규모 차입을 통해 부동산을 사들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며 “리츠에 투자할 때는 리츠의 재무구조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 부동산은 정부의 규제 때문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그다지 높지는 않다.

리츠의 기초 자산이 어떤 유형의 부동산인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가령 오프라인 쇼핑몰에 투자하는 리테일 리츠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공짜 점심은 없는 법. 지금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5∼6% 수익은 상대적으로 고수익이다. 이는 그만큼 리스크가 높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시장 한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시대에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은 잠재돼 있는 리스크가 분명히 있다는 얘기다”며 “그 리스크는 지금까지 생각해 오던 리스크와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리츠 투자에서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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