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운세정보 과제, 세금지원 타당했나?

입력 2021-07-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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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특허를 출원한 뒤 그 특허를 기반으로 정부과제를 신청하고, 그 과제신청서 내용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해도 될까? 논문에 대해서는 대학에서 판단한다니 특허와 관련한 문제를 살펴보자. 아바타를 만들어 운세를 보거나 궁합을 맞추는 것도 특허의 대상이 되는가와, 특허를 받았다면 기술개발이 완성되었을 텐데 어떻게 공공기관 지원과제에 선정되었는지가 쟁점이 된다.

발명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서 고도한 것’이라고 특허법에서 정의한다. 그렇다면 아바타로 운세나 궁합을 보는 일이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일까? 특허법은 운세나 궁합이 자연법칙인지의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 다만, 그런 일이 수행되는 과정이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구현되는지 검토해서, 일정 기준을 만족하면 자연법칙을 이용한 것으로 본다. 흔히 말하는 영업방법 발명이다.

㈜에이치컬쳐테크놀로지는 2004년에 ‘아바타정보를 이용한 운세정보제공 시스템 및 그 제공방법’을 출원해서 2006년에 등록받았다. 심사하면서 시스템 부분은 거절 이유가 있어서 삭제하고 방법만 특허를 받는다. 시스템은 종래 기술과 동일(창작성 결여)하거나 그로부터 쉽게 발명(고도성 결여)할 수 있어서 거절되었으니, 관련 관상정보 DB와 웹서버 등은 독점의 대상이 아니다.

특허는 제품에 그대로 구현되어 강력한 독점권의 근거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특허는 새로운 개념을 정리한 아이디어에 그치기도 한다. 개념특허라고도 불리는 이런 특허는 기술의 완성이라기보다는 출발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개념특허는 연구개발을 이끌기도(IP Driven R&D)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에이치컬쳐테크놀로지의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관상 어플’ 과제를 선정할 때 특허도 가점요인이었을 것이다. 특허는 기술부분만 판단하지만, 내용을 보는 콘텐츠진흥원은 운세나 궁합이 세금으로 지원할 콘텐츠인가 검토했는지 의문이다. 기술과 문화가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특허는 제도로 공공기관은 연구기금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그 흐름이 과연 선순환인지 혹은 허투루 쓰이는지 제대로 된 점검이 아쉽다.

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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