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선관위 11명, 구색일까 필수일까

입력 2021-06-03 05:00

정치경제부 정치팀장

이번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는 흥미로운 구석이 많다.

우선 '처음' 보는 광경이 많다. '컷오프'가 처음 도입됐다. 지금까진 주로 계파의 대표적 주자들이 뛰다보니 출마자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이번엔 무려 10여명이 도전장을 내 컷오프가 불가피했다. 이렇게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던 적도 없다.

이번 선거는 희비도 엇갈린다.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례적 현상은 정말 박수칠 만하다. 이토록 흥행했던 적이 있었던가. 그동안 먹고살기 바빴던 국민들은 한 정당의 대표를 뽑는데 그닥 관심이 없었다.

다만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선 아쉬움이 다소 남는다. 얼마전 당대표 후보가 5명으로 추려지는 컷오프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다.

유례없이 예비경선 결과 공개 시점이 발표 당일 연기됐다. 애초 지난달 27일었던 발표일이 하루 미뤄진 것이다.

미뤄진 점 차제는 사실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이유와 배경이 문제였다. 여러 의혹들이 난무한 가운데 압축된 키워드는 '청년 배제'와 '불공정성'이었다.

특히 발표일 연기 논의 과정에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이 모두 참여하지 못했다. 심지어 일부 선관위원들은 연기 이유에 대한 그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 '하루 연기'라는 문자만 달랑 통보받았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30대 청년 위원들이었다. 11명에 달하는 선관위 존재 이유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여론 조사 표본에서도 '청년 대표성 문제'가 제기됐다. 당원 연령 구간 조정에서 최근 4·7 재·보궐 선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청년들이 참여에 제약을 받았다. 40대 이하에 할당된 비율은 27.4%로 얼마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응답하는 20·30대는 극히 드물어 사실상 40대 위주라고 해도 무방했다. 최근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해 준 20대 남자 70%가 배제된 셈이다.

연령별 표본은 내부 고발자에 의해 폭로된 경선 룰 초안에 담긴 내용이다. 폭로와 함께 "당권을 신진 세력에게 넘겨주기 싫은 중진들의 이해가 작용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졌다.

여기에 갑작스레 "샘플을 못 채웠다"며 발표 시점까지 연기되니 의구심은 더욱 증폭한 것이다. 여론 조사 대상 인원이 1000명에 불과해 집계 결과 사점이 늦춰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청년을 최소화 한 여론 조사 표본으로 젊은 후보가 불리한 상황을 만들었음에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자, 대책 마련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조작설'까지 나돌았다.

설상가상으로 선관위원인 정양석 사무총장이 중도의 참여를 막는 역선택 방지 설문 신설과 호남·청년에 불리한 경선 규칙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원성을 사기도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예비경선이 끝나고 본경선을 앞두고 있다.

논란이 됐던 '역선택 방지' 조항에 대한 논의는 전당대회 뒤로 미뤄졌다. 국민의힘은 '청년 및 호남 지역의 당원 여론조사 비율', '역선택 방지' 등의 부분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정성·균형성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망의 11일에는 '조작설' 등 의혹이 아닌 '선의의 경쟁이었다'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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