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백신 국산화 기대 커지는데…준비된 기업은?

입력 2021-05-12 15:45

▲3일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 코로나19 백신 보관소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분주하고 있다. (뉴시스)
▲3일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 코로나19 백신 보관소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분주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국산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mRNA 백신의 국내 생산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백신의 위탁생산(CMO) 기업에 대한 예상이 난무하는 가운데 본격적인 국산 mRNA 백신 개발 전망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12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mRNA 백신의 국내 생산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다. 다만, 정부는 국내 제약사가 mRNA의 생산을 하게 될 것이란 점만 강조하고 비밀유지협약을 이유로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재 mRNA 백신의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미국의 화이자와 모더나 두 곳이다. 화이자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의 생명공학 기업 바이오엔테크는 최근 중국의 푸싱의약그룹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중국에서 mRNA 백신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로 했다. 늦어도 7월까지는 중국 품목허가가 예상돼 3분기부터는 중국 내에서 본격적인 mRNA 백신의 유통이 이뤄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화이자 백신 6600만 도즈, 모더나 백신 4000만 도즈를 각각 공급받기로 계약을 맺었으나, 도입 물량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변수에 취약하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조속히 mRNA 백신의 생산이 이뤄져야 백신 확보의 어려움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제약사, mRNA 백신 생산기지 될 수 있을까

mRNA 백신은 다른 코로나19 백신보다 기술장벽이 높다. 화이자와 모더나, 임상 3상 결과 공개를 앞둔 독일의 큐어백 등은 모두 기술유출을 경계하고 있다.

자회사가 있는 나라에서만 코로나19 백신 CMO를 진행하고 있는 모더나는 한국에 자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모더나는 한국 외에도 일본, 필리핀,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과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지만, CMO 사업자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 외 지역에 공급되는 원액 생산(Drug Substance·DS) 공정은 스위스 론자가, 완제 생산(Drug Product·DP) 공정은 프랑스 레시팜과 스페인 ROVI가 담당하고 있다.

mRNA 백신은 다른 바이오의약품과 달리 DP 공정에서 LNP((Lipid Nano Particle·지질나노입자)라고 하는 핵심 기술이 들어간다. 모더나는 기술유출을 피하고자 LNP 공정까지 마친 충진·포장 단계만 위탁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유력한 후보는 연 10억 도즈 규모의 충진·포장 설비를 구축한 GC녹십자다. 이 회사는 모더나 백신의 국내 허가·유통도 맡고 있다.

한미약품도 가능성 있는 회사로 꼽힌다. 총넓이 2만8211㎡ 규모의 평택 바이오플랜트 제2공장은 2만ℓ의 미생물 배양·정제 시설과 주사제 완제품 생산을 위한 충진 시설을 갖추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곳에서 mRNA 백신 기준 연 10억 도즈 생산이 가능하다.

LNP 기술을 가진 국내 기업은 현재 에스티팜 한 곳이다. 에스티팜은 스위스 제네반트로부터 LNP 기술을 도입,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12개국에서 사용 권리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mRNA 백신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다. 에스티팜은 이달 중 mRNA 생산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mRNA 백신 CMO 사업에 진출해 2022년까지 1억 도즈를 생산해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재 mRNA 백신을 개발한 글로벌 제약사와 계약을 추진 중이며, 충북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 내 5300평 부지에 내년 5월까지 완전 자동화된 mRNA 백신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어 mRNA 백신에 필요한 지질(Lipid) CMO 사업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자급화 시도 잇따라…"연내 임상시험 시작 목표"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mRNA 백신 개발을 선언했다. 정부 역시 올해 안에 mRNA 백신의 임상시험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해 결실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이진은 LNP 기술 대신 면역증강제로 개발된 양이온성 리포좀을 mRNA 전달체로 개량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비임상 결과에서 모더나 백신과 유사한 수준의 중화항체 형성을 확인했다. 6월까지 임상 1상을 신청하고 내년 말까지 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삼양홀딩스는 엠큐렉스와 mRNA 백신 개발에 도전한다. 삼양홀딩스는 바이오의약품을 인체에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약물 전달체 개발에 연구를 집중해 왔다. 엠큐렉스는 RNA 간섭 플랫폼 기술 기반유전자 치료 신약 개발 기업 올릭스가 mRNA 신약 연구개발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로, 현재 mRNA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연제약은 엠디뮨과 손잡고 mRNA 기반의 항바이러스 백신 및 희귀유전질환 치료제의 비임상 및 임상 연구를 진행한다. 엠디뮨의 바이오드론 기술을 mRNA 봉입 기술에 적용하려는 시도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다국적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을 8월부터 국내 기업이 대량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이어, mRNA 백신의 국내 생산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언급하면서 안팎의 추측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날 일부 언론은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송도 3공장에 mRNA 백신 생산 설비를 갖추고 8월부터 화이자 백신의 생산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즉각 공시를 통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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