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목소리 직접 듣는다" 귀 연 CEO들

입력 2021-05-04 11:00

본 기사는 (2021-05-03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성과급 지급 기준 구체화하겠다."

"노조와 소통도 시도해보겠다."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 통칭) 직원과의 직접 소통에 나섰다. 올해 초 산업계 전반을 강타한 ‘성과급 논란’ 이후 사무직 노조 결성, 타 업체 이직 가속화 등의 현상이 나타나자 CEO가 직접 사기 진작과 불만 진화에 나선 것이다.

◇2000개 넘는 질문 검토·경쟁사도 과감히 언급=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29일 사내망을 통해 30분 분량의 ‘CEO 토크(Talk)’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선 권봉석 CEO가 △미래 준비ㆍ사업 운영 △제도ㆍ업무환경 △조직문화ㆍ일하는 방식에 대한 구성원들의 질문에 답했다.

▲권봉석 LG전자 CEO 사장이 올해 CES 2021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출처=LG전자 CES 프레스 콘퍼런스 캡처)
▲권봉석 LG전자 CEO 사장이 올해 CES 2021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출처=LG전자 CES 프레스 콘퍼런스 캡처)

권 CEO는 올해 신설된 사무직 노동조합 신설과 관련, “건전하고 합리적인 제안이 들어온다면 오픈 커뮤니케이션(공개적으로 소통)하겠다”라고 밝혔다.

노조를 중심으로 저년차 직원들의 불만이 지속해서 표출된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3월 출범한 LG전자 사무직 노조엔 MZ세대에 해당하는 연구원과 선임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 준비와 관련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웰니스(Health & Wellness) 분야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라며 “구성원들의 추가적인 아이디어도 기다린다”라고 했다.

스마트폰(MC) 사업 철수에 따른 소프트웨어(SW) 사업 약화 우려엔 SW 포트폴리오가 사업 발전에 중요한 존재라는 점을 언급했다. 전기차와 콘텐츠 사업 중심으로 개발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외에 권 CEO는 직원들이 적어낸 임금과 성과급, 평가와 진급 기준 등에 대해서도 자기 생각을 밝혔다. 권 CEO가 이 영상을 찍기 위해 검토한 질문 개수는 20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LG전자가 지난달부터 진행한 '전사 대상 CEO 소통'의 일환이다. ‘1차 설문→1차 설문 결과 공유→CEO 답변→2차 설문 진행→2차 설문 결과 공유’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의 불만을 취합하고 이를 기반으로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자 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권 CEO 답변 이후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지난주까지 2차 설문이 진행됐다. 설문 결과는 1차 때와 마찬가지로 투명하게 전 구성원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공동 대표이사인 박정호 부회장과 이석희 사장도 지난달 28일 사내방송을 통해 직원들과 만났다. 특히 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파격적인 '돌직구'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일례로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언급하며 "SK하이닉스의 조직 문화가 더 훌륭하다"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 내에서 불고 있는 '이직 러시'에 대해 자기 생각을 밝힌 것이다.

노사 갈등의 도화선인 '성과급'과 관련해선 이 사장이 기본급의 800~1000%를 제시했다. 올해 논란이 된 비율 400%의 두 배 수준이다.

이 밖에도 여러 기업에서 임직원 간 소통 채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현재진행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3월 타운홀 미팅을 열고 성과급 논란에 대한 솔직한 소회를 밝혔고, LIG넥스원은 젊은 직원들이 경영 임원을 돕는 ‘리버스 멘토링’ 첫 모임을 열었다. 현대오일뱅크, 교보생명 등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같은 목적의 소모임을 발족해 운영 중이다.

◇"형식적 소통 틀 깬 것은 고무적…실제 변화로 이어져야"=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할 말은 한다"라는 신념을 가진 MZ세대의 특성을 조직문화에 녹여내는 것이 경영진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고 분석한다.

성과급 문제가 트리거(방아쇠) 노릇을 한 이후 기존 조직문화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증하는 것이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한 사무직 노조 움직임이다. 이들은 공통으로 "일한 만큼 받는 공정한 성과 보상체계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태 국내 기업들의 노사문화가 굉장히 위계적이고 권위적인 면이 있었는데, 성과급 논란을 계기로 새로운 세대가 이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라며 "경영진 성향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노사 관계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걸 회사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요한 점은 이러한 소통이 얼마나 지속하느냐다. 업계 관계자는 "형식적인 소통에서 벗어나려고 CEO들이 직접 나선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이런 자리가 일회성에 그친다면 조직문화 개선엔 큰 효용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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