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티파니 영 "'시카고' 무대, 제 '피·땀·눈물' 보인대요"

입력 2021-04-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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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 이뤄…변화하는 것 두렵지 않아"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대중들은 서투른 한국말을 구사하지만 해사한 모습으로 걸그룹 '소녀시대'의 마스코트 멤버로 활동했던 티파니 영을 기억한다. 열아홉의 나이로 데뷔한 소녀 티파니 영이 어느덧 서른 세 살이 됐다. 그리고 티파니 영은 어린 시절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봤던 뮤지컬 '시카고'의 록시 하트 역을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꿰차며 자신의 30대를 화려하게 써내는 중이다.

최근 신사동에서 티파니 영을 만났다. 티파니 영은 '시카고'에 대해 "'언젠가 30대가 되면 나도 할 수 있을까'라며 꿈에 그렸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20대에 봤을 땐 핑크빛 안경을 쓰고 로맨틱하게 봤어요. 그저 록시가 예쁘고 넘버도 화려하다고 생각했죠. 30대가 되니 연출, 안무, 디테일, 조명 등 모든 게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했어요. 시각적 섹시함이 아니라 위트 있는 섹시함이 있더라고요."

티파니 영은 학생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1920년대라는 '시카고'의 배경을 분석하고 공부했다. 또 당시 사진들을 보며 '이런 도시를 걸어다니며 이 대사를 하겠지'라며 상상하기도 했다.

"한국어 공부도 많이 했어요. 며칠 전에 멤버들이 보러 왔는데 '파니가 한국어가 늘었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어로 대본을 많이 보려고 하고 드라마도 한글 자막을 켜놓고 대본을 읽는 것처럼 봤죠. 팀으로 활동할 때 전체적인 그림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멤버들과 오래 했고, 솔로 활동도 5년 정도 한 덕분에 무대 위 대처법도 많이 생겼어요. 정말 럭키한 것 같아요."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걸그룹 핑클 출신으로 현재 뮤지컬계에서 강력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배우 옥주현의 도움도 톡톡히 받았다. 옥주현은 록시 하트 역 선배이기도 하다. 티파니 영은 2009년 소녀시대 멤버들과 옥주현의 '시카고' 무대를 관람하기도 했다.

"지금 제 나이가 당시 언니 나이여서 더 색다른 것 같아요. 언니가 워킹부터 손끝까지 많은 팁을 알려주셨어요. 걸그룹 춤과 밥 파시(안무가)의 춤은 다르다며 숨 쉬는 것까지 자세하게 봐주셨죠. 덕분에 다른 배우들 사이에서 '파니는 공부를 많이 해왔대'라는 소문이 났대요."

록시 하트는 내연남을 살해한 죄로 교도소에 들어와 벨마 켈리(최정원·윤공주)의 인기를 빼앗는 코러스 걸이다. 하지만 티파니는 록시 하트의 인간적이고 순수한 면에 주목했다.

"처음부터 야망녀가 아니라 사건들이 벌어지고 선택을 하면서 본능 안에 있는 야망을 깨어가는 록시를 표현하려 했어요. 타니아 나디니 협력 연출님이 제 성격을 보고 순수한 록시를 많이 강조하시기도 했죠. 멋을 부리거나 웃기거나 욕심을 부리려고 하면 'NO, 다시 원래 대로'라고 디렉션을 주셨어요. '켈리 씨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라는 대사도 벨마를 만나서 출구를 찾은 것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아무 생각 없이 질문하라고 하셨죠."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티파니 영은 공연이 끝나면 자신만의 노트를 작성한다. 연출진으로부터 받은 코멘트를 되새기며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다. 이렇게 열정이 넘치는 티파니 영이지만 '시카고' 연습 과정에서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오래도록 꿈꿔온 작품이지만, 욕심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아 속이 상했다고 했다.

"연습 6주차 때, 법정 장면을 연습하다 눈물이 터지고 말았어요. 연출님이 위로해주셨어요. '네가 역대 록시 중 가장 늦게 울었다'고요. 아이비 언니는 처음 이 작품을 준비할 때 자신의 모습이 생각난다며 같이 울어줬어요. 경아와 저는 커피 사러 나갔다가 길 한복판에서 독백 연습을 하기도 해요. 서로 의지를 많이 하는 중입니다."

티파니 영은 '역시, 잘한다'는 칭찬을 가장 좋아한다. '괜히 걱정했다'는 말을 들은 날엔 잠을 못 잘 정도로 행복해하며 소녀시대, 솔로 활동 등을 이어나갔다고 했다. 요즘은 자신의 무대를 본 소녀시대 멤버들의 칭찬을 듣고 힘과 에너지를 얻었다고 했다.

"제가 엇박자로 춤을 추는 것을 보고 효연이가 감동했대요. 저보고 댄서 해도 되겠대요. '춤' 하면 효연이잖아요. 정말 최고의 칭찬이었어요. 제 공연에 피, 땀, 눈물이 담긴 것 같대요. 그러면서 BTS의 '피땀눈물'을 부르는 것 있죠?" (웃음)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티파니 영은 '시카고' 인물 중 록시를 사랑하는 소심한 남편 '에이모스 하트'가 자신과 닮았다고 했다. 미국에서 '시카고'를 볼 때 소리 내며 울었던 것도 에이모스에 온 마음이 쏠려서다.

"제 오프닝넘버를 부를 때 에이모스를 생각해요. 제 연기 컬러가 많아진 것도 에이모스를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모든 걸 다 주려 하잖아요. 가장 공감돼요."

티파니 영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람은 환경에 따라 변화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픈 마인드, 오픈 하트, 오픈 아이즈'가 자신의 모토라고 했다. 뮤지컬 '알라딘' 쟈스미 공주, '물랑루즈'의 사틴 역까지 자신의 미래를 차근차근 그려나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심하고 생각도 많지만, 더 멋진 30대를 보내야 더욱더 멋진 40대를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옛날에는 창문 밖을 바라보며 디즈니 공주가 되는 게 꿈이었지만, 이제는 행동으로 옮기려고요!"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티파니 영이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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