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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LG전자에 신종균·고동진 사장이 있었다면

입력 2021-04-05 11:11

“천재 한 명이 천 명, 만 명을 먹여 살린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인재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했던 말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신화를 일궈낸 건 인재경영이 가져다준 결실이다. ‘황의 법칙’을 탄생시키며 삼성전자를 메모리 반도체 강국으로 만든 황창규 전 KT 회장을 비롯해 권오현 고문, 김기남 부회장 등 많은 스타 경영자들이 등장했다.

휴대폰 사업에서도 스타 경영자는 꾸준히 나타났다. 1996년 휴대폰 사업 초기 ‘애니콜’이라는 브랜드를 만든 이기태 전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미스터 갤럭시’ 신종균 고문은 갤럭시S 시리즈를 히트시키며 스마트폰 1위에 삼성전자의 이름을 올렸다. 바통을 이어받은 고동진 사장,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노트, 갤럭시Z 폴드 등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며 삼성 스마트폰 사업을 키웠다.

한 때 ‘싸이언’ 브랜드로 삼성 ‘애니콜’과 함께 피처폰 시장을 양분했던 LG전자는 어땠을까. LG전자 휴대폰 사업 역사에서 가장 유능했던 인물을 얘기한다면, 안승권 전 사장을 꼽을 수 있다.

2006년 상반기 적자를 기록하며 사업 포기설까지 나돌았던 휴대폰 사업의 구세주는 ‘초콜릿폰’이었다. 안 사장은 당시 MC연구소장을 맡아 초콜릿폰 개발을 총괄했다. 뒤이어 내놓은 ‘샤인폰’도 큰 성공을 거뒀다. 그 공로로 MC사업본부장을 맡은 안 사장은 휴대폰을 회사에서 가장 큰 이익을 내는 사업으로 성장시켰다.

문제는 애플 아이폰 등장과 함께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다. 기술자가 아닌 전략가였던 남용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스마트폰 시장 초기에 오히려 피처폰을 강화하는 등 기술 변화 대응에 실패했다.

당시 MC사업본부장은 안승권 사장이었지만, 최고 결정권자인 남용 부회장의 오판이 LG 스마트폰 사업을 나락으로 떨군 결정적 요인이었다. 이 사태로 남용 부회장은 CEO에서 물러난다.

절치부심한 LG전자는 다시 기술자 출신 박종석 부사장을 MC사업본부장에 앉혔다. 박 부사장은 옵티머스G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LG 휴대폰의 부활을 알렸다.

후속작 G2와 G3까지는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박 부사장이 물러난 이후가 또 문제였다.

전략가였던 조준호 사장이 MC사업본부장에 임명됐는데, 그는 임기 중에 사실상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며 불명예 퇴진했다.

기본기에 집중하며, G 시리즈를 발전시켜야 했지만, 과거 피처폰 시절처럼 독특한 시도에만 공을 들인 탓이다. 게다가 무한 부팅과 업데이트 지연 등 소프트웨어 기술력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내비쳤다.

결국, MC사업본부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누적 손실액은 약 5조 원에 달한다. 가전과 TV 사업에서 번 돈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스마트폰 단일 사업 구조였다면, 팬택처럼 오래전에 회사는 없어졌을 것이다. 이번 스마트폰 사업 철수 결정이 어쩌면 당연한 이유다.

문제는 경영자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결국 직원과 소비자, 협력업체들이 보게 된다는 점이다. LG전자에 삼성 갤럭시 신화를 만든 신종균, 고동진 사장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LG 스마트폰이 과거 싸이언의 영광을 이어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젊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출신을 가리지 않고 인재 영입에 적극적이다. 스마트폰 사업이란 앓던 이도 과감히 뺏다. 과거는 과거에 묻으면 된다. 적자 사업을 과감히 버린 LG전자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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