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K-유니콘 상장 총력전에 장외시장 ‘후끈’

입력 2021-04-01 16:47 수정 2021-04-0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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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거래소 이사장 “야놀자 등 유니콘 국내상장 도울 것”

유니콘 기업 IPO 출격 대기
K-OTC 시가총액 17.8조...일 평균 거래량 전년 대비 2배↑
거래소 '상장 문턱 낮추기' 예고에 코스피 입성 노리는 유니콘도

#. 서울 은평구에 사는 새내기 주부 서모 씨(34)는 지난해 지인의 권유로 장외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예·적금이 투자 전부라고 여겼던 그의 생각은 이때부터 달라졌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공모주에 청약해 단숨에 1000만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여유자금을 언제든 뺄 수 있도록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넣어둔다. 또 38커뮤니케이션 같은 비상장 주식정보 사이트나 커뮤니티를 찾아 비상장 기업들의 정보를 챙긴다. 서 씨는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가 출렁일 때마다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라면서도 대박의 꿈을 버리지 못했다.

국내 증시가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지만 장외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뛴 뒤 상한가까지 상승) 행진을 이어간 공모주를 보며 투자자들의 학습효과가 생긴 데다 올해도 초대어급 공모주가 줄줄이 출격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모 기업에 대한 거품(과열) 지적이 나오면서 장외시장 ‘묻지마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1일 서울거래소에 따르면, 야놀자는 지난 2월 가격이 110만 원까지 뛰었다. 최근 1대 20 무상증자 후 야놀자 주가는 7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주당 가격은 250만 원대다. 지난해 말만 해도 160만 원대였지만 100만 원 가까이 올랐다. 하반기 상장을 예고한 카카오뱅크는 8만2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장외시장도 역대급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장외거래시장(K-OTC)는 대표적인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이다. 이날 장외주식 거래시장인 K-OTC의 시가총액은 17조8853억 원에 달한다. 2019년 14조 원 머물던 시가총액은 지난해 17조 원을 돌파한 뒤 올 1월 19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늘어난 시가총액만큼 거래도 활발하다. 이날 거래대금은 85억5596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3% 뛰었다. 최근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5만 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야놀자 등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상장을 예고하면서 비상장 주식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몰려들었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상장 문턱을 낮추면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에 마켓컬리 등 유니콘 기업들이 잇따라 해외 증시 상장을 검토하자 거래소가 유치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이에 거래소는 유니콘 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원할 경우 시장평가 우수 기업의 기술특례 평가절차를 간소화하고 맞춤형 상장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상장 문턱을 낮출 방침이다. 또 성장형 기업에 적합한 질적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다양한 분야의 기술평가 전문가 참여도 추진한다.

이미 지난달 9일부터 코스피 상장 시 시가총액 6000억 원, 자본요건 2000억 원이라는 요건을 각각 5000억 원, 1500억 원으로 완화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등 차세대 성장기업의 특성을 반영한 성장성 중심의 상장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낮아진 문턱에 코스피 시장에 도전하는 유니콘 기업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야놀자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회사는 적자 탓에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기업 상장)’ 제도를 활용한 코스닥 상장을 우선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왔지만 2019년 EBITDA(법인세 등 차감 전 영업이익)는 15억8000억 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IPO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2일 야놀자는 상장 주관사단과 만나 IPO 일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보고서 제출과 동시에 빠르면 4월 예비심사 청구에 나선다는 관측도 나온다. 예비심사 청구부터 승인까지는 보통 2~3개월이 소요된다. 이를 고려할 때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밟는 시점은 6~7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다음 달 제주맥주가 수제 맥주 업계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일정에 돌입했다. 아직 영업손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탓에 ‘테슬라 특례’ 상장을 추진 중이다.

한편,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마켓컬리, 야놀자 등 주요 플랫폼벤처기업들의 미국 상장 추진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들이 우리 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면서 “상장요건 등을 완화하고 심사 프로세스를 개선해 차세대 성장기업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상장제도 개선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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