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설강화’가 쏘아올린 공…시청자는 참지 않는다

입력 2021-03-3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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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사진제공=JTBC)

더 이상 시청자는 참지 않는다. 작품에 대한 의견 개진이나 항의 방식이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여파에 JTBC 새 드라마 ‘설강화’는 방영도 하기 전에 불매 운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SBS ‘조선구마사’가 야기한 역사 왜곡에 대한 시청자들의 매서운 눈초리가 ‘설강화’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6월 방영 예정인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성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남성과 그를 치료해 준 여대생의 사랑을 그린 시대극이다. ‘SKY 캐슬’ 유현미 작가와 조현탁 감독이 의기투합했고, 배우 정해인과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걸그룹 블랙핑크 지수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시놉시스 공개 단계부터 구설에 올랐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남주인공이 운동권 학생인 척하는 간첩으로 설정된 점, 남녀 주인공 이름에서 실존 인물이 떠오르게 한 점, 민주화 운동이 거세게 일던 시기 안전기획부 팀장 캐릭터가 미화된 점이 지적된 것이다.

여기에 한국 드라마 사상 초유의 폐지 오점을 남긴 ‘조선구마사’ 사태까지 겹치면서 ‘설강화’에 대한 비판 여론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설강화’ 제작진은 27일 입장문을 내고 “‘설강화’는 역사 왜곡 논란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제작진의 해명에도 ‘설강화’를 향한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설강화’의 촬영 중단 청원이 올라왔고, 사흘 만에 13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설강화’ 제작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향한 압박도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론을 의식한 ‘설강화’에 가구를 협찬 중인 홍일가구는 “‘설강화’ 측에 가구 협찬 관련 사항을 삭제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SBS)
(사진제공=SBS)

‘조선구마사’, ‘설강화’ 사태가 시사하는 점은 시청자의 힘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과거 시청자들은 콘텐츠를 수용만 하는 수동적 존재였다면, 이제는 의견을 내고 오류를 지적하며 콘텐츠와 제작진들에게 직접적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능동적 존재로 바뀌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기도 전에 폐지를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조선구마사’는 중국과 관련된 사안 자체가 민감했기 때문에 불매 운동이 소비자운동처럼 전개된 면이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모든 콘텐츠에 적용되서는 안된다”며 “‘설강화’는 방영이 되기도 전부터 설정과 소재를 문제 삼아 폐지설까지 나오고 있다. 일단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이 예전보다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특히 ‘조선구마사’의 폐지를 지켜본 대중 입장에서는 경험이 주는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설강화’에 더 목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시청자들의 의견 개진은 중요하지만, 건강한 개입 수준에서 행해져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청자의 힘이 파괴적이다”라며 “인터넷 모바일 문화가 발달하면서 시청자들이 의사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고, 광고하는 기업에까지 압박을 가하면서 제작비라는 아킬레스건을 건들기도 한다. 앞으로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이런 패턴이 반복될 것으로 보여 드라마 제작에 침체가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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