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노이즈 마케팅' 효과? 택지 단골 후보들 땅값 '들썩'

입력 2021-03-1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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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하남시 감북동ㆍ상산곡동ㆍ초이동 일대. (출처=하남시)
▲경기 하남시 감북동ㆍ상산곡동ㆍ초이동 일대. (출처=하남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논란이 역설적으로 토지 투자를 홍보하는 역할이 하고 있다. 주택시장 규제 풍선효과(한쪽 현상을 억누르면 다른 쪽에서 새로운 부작용이 생기는 현상)가 더해지면서 토지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경기 하남시 초이동엔 이달 초 781㎡ 넓이 토지가 50억 원에 매물로 나왔다. 3.3㎡당 가격이 2000만 원이 넘는다. 땅이 대로와 맞닿아 있긴 하지만 지난해 팔렸던 맞은편 토지 가격이 3.3㎡당 1500만 원이 안 됐던 것과 비교하면 30% 이상 비싸다.

정부 '신규 택지' 강행 의지에…수도권 지역 토지 투자문의 잇따라
'광명ㆍ시흥신도시 닮은꼴' 하남 초이ㆍ감북동, 땅값 30% ↑

땅값을 올린 건 개발 기대감이다. 부동산시장에선 초이동과 인근 감북동 일대가 공공택지지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 지역은 이명박 정부 시절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지만 이후 부동산 경기가 하강하면서 2015년 개발이 무산됐다.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해제됐다가 지난달 신규 택지로 재지정됐던 광명ㆍ시흥신도시와 닮은꼴이다.

하남시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들어 토지를 찾는 문의가 늘고 땅주인들도 호가를 높여 부르고 있다"며 "개발 가능성은 알 수 없지만 매물이 많지 않다보니 투자 측면에서 유망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규 택지 GO!' 강행 의지에 후보지들 호객 행위

부동산 업계에선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토지시장을 달구고 있다고 본다. 지분 쪼개기, 묘목 심기 등 투기 수법이 알려지면서 토지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정부도 신규 택지 지정 등 주택 공급 정책을 축소하거나 철회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히면서 투기 욕망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신규 택지 후보지를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런 이유로 하남시뿐 아니라 신규 택지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마다 땅을 찾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남시 일대와 함께 신규 택지 발표 때마다 단골 후보로 거론되는 경기 김포시 고촌읍도 마찬가지다.

고촌읍에선 최근 논을 내놓는 땅주인들이 가격을 3.3㎡당 200만 원 넘게 부르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도로나 도심과 가까운 전답 가격도 3.3㎡당 100만 원을 넘는 일이 드물었다.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신도시 조성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 지역에 땅을 사면 대토(代土ㆍ토지를 수용하는 대가로 토지주에게 현금 대신 지급하는 주택이나 토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투자를 권한다.

다만 정부에서도 이번 투기 논란을 계기로 투기 수요 유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9일 국회에서 신규 택지 투기 방지 대책에 관한 질의를 받자 "앞으론 (신규 택지) 발표 전 사전에 공직자 등의 거래 내역 등을 조사한 다음 이상 없는 곳만 대상으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기 자금 유입이 파악되는 지역은 신규 택지 후보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신규 택지 후보 검토 단계에서부터 토지 거래 허가제(기준보다 넓은 토지는 지방자치단체 허가를 받아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 "성급한 투자 했다간 주택만 못한 수익"

전문가들은 토지 투자를 노리는 이들에게 신중한 결정을 당부한다. 이은형 대한건설투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토지는 필지마다 투자 조건이 크게 갈린다"며 "일부는 금방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오랫동안 개발이 안 되고 임대 수요도 없는 토지도 있다. 이런 특성을 감안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이번 일로 토지시장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토지의 경우 대출 등 규제가 까다롭고 환금성(현금으로 바꾸기 쉬운 정도)도 높지 않다"며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간 일반 주택보다 못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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