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기 신한은행 디지털혁신단장 “디지털금융 혁신, 자유로운 소통이 열쇠”

입력 2021-02-26 05:00 수정 2021-02-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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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조직문화, 수평적 구조로
직급 상관없이 자유로운 토론
외부 디지털인재 영입 공들여
순혈주의 타파 긍정적 시그널

▲신한은행의 디지털 사업을 총괄하는 김철기 디지털혁신단장은 24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경직된 문화가 깨져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고 자유로운 소통은 은행이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신한은행의 디지털 사업을 총괄하는 김철기 디지털혁신단장은 24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경직된 문화가 깨져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고 자유로운 소통은 은행이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첫째도 소통, 둘째도 소통, 셋째도 소통이다. 자유로운 소통이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신한은행 디지털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철기 초대 디지털혁신단장은 ‘소통왕’으로 통한다. 구성원 간 원활한 소통이 있을 때 디지털전환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철칙이다. 지난해 연말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디지털 A~Z까지 모두 책임지는 행장 직속 조직인 디지털혁신단을 출범했다. 대학 강단에 서고 미국 월가에서도 근무한 김 단장은 2017년 신한은행에 외부 영입 인사 1호로 입사해 빅데이터 센터를 이끌었다. 진 행장 직속 조직인 혁신단은 그 어떤 부서보다도 행장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김 단장은 일주일에 한 번씩 이슈 사항을 진 행장에게 보고한다. 정기적인 보고 외에 수시로 묻고 답한다. 진 행장이 디지털과 관련한 내용을 메신저로 물으면 김 단장이 실시간으로 답하는 방식이다. 2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김 단장은 쉬지 않고 ‘디지털금융’에 대해 설명했다. 국내 금융사들의 보수적인 문화를 가감 없이 지적하면서 자유로운 소통을 강조했다. 김 단장은 “3~4년 전 처음 신한은행에 출근할 때 아침마다 한 명씩 내 방으로 와서 아침 인사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없어지도록 유도했다”고 소개했다. 1년 정도가 지나자 부자연스러운 인사문화가 사라졌다. 그는 “경직된 문화가 깨져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고 자유로운 소통은 은행이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수평적 문화가 디지털금융 역량으로
뿔뿔이 흩어졌던 디지털 조직은 혁신단 신설로 인해 지난해 한 층으로 모였다. AI, 마이데이터, 빅데이터, 디지털 R&D 인력 120여 명이 한 층에 모두 모이게 된 것이다. 김 단장은 “혁신단이 한 공간에 입주하면서 틈이 날 때마다 직원들과 의견교환을 하고 있다”며 “자유로운 소통을 바탕으로 분명히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이 추구하는 소통 리더십은 은행을 유연한 조직문화로 만들고 있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글로벌 은행에서 근무한 경험은 그에게 유연한 사고를 갖게 했다.

평소 소통을 강조해온 김 단장은 은행 특유의 경직된 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꾸기 위해 몸소 실천하고 있다. 출근 후 직원들이 인사하러 오는 문화를 없앴다. 회의 때는 직급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토론한다. 회의 좌석도 높고 낮음을 배제했다. 앉고 싶은 자리에 앉으면 된다. 소통은 기본이고 온화한 리더십을 통해 직원들과 허물없이 대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단장은 “타 부서와의 협업에서도 그렇고 본인이 선임이든 수석이든 언제든지 서로의 생각을 주저함이 없이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에서의 오랜 생활과 뉴욕지점 글로벌 은행에서의 근무문화는 한국 상업은행의 근무문화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처음 신한은행에 입행했을 때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기가 쉽진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협업을 위해서는 상대방이 직급에 상관없이 마음 편하게 자유로운 소통을 할수 있도록 내가 천천히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김 단장은 “어떤 방법이든 현지에 맞는 최선의 소통 방법을 찾는 것이 다양한 부서의 여러 직원들과 업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제1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은행에서 일하면서 습득한 애자일(agile) 근무 방식과 군더더기 없는 소통 방식은 현재 디지털 전환시대에 김 단장에게 큰 도움이 됐다.

단순히 대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직원들의 개인 능력을 높이기 위한 의미 있는 소통이 그가 선택한 방법이다. 김 단장은 “직원들과 분기별로 면담을 하면서 자신의 업무와 애로사항, 그리고 자신의 CDP(Career Development Plan)를 같이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최근 코로나19 상황이라 반기별 또는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혁신단 직원들을 챙기기에 바쁘다. 100명이 넘는 직원들과 허물없이 지내기 위해 오찬과 티타임 등을 빼곡히 잡았다. 그는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점식약속을 계속 잡다 보니 체중관리를 위해 소식하는 습관까지 생겼다”며 “중요한 것은 전문인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자기계발에 도움을 줘야 만족도가 높다고 생각해 개인의 CDP를 계속 신경 쓸 수 있게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대 단장, 신한은행 디지털혁신 중책 맡아

혁신단 신설은 김 단장의 DT을 위한 조직적인 관점의 생각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했다. 지난해 DT관점에서 단시간에 여러 디지털 과제 발굴과 진행으로 R&R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김 단장은 지난해 행장님과의 격의없는 업무상 의견 소통중에, 광범위하고 다소 복잡했던 디지털 과제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서 중첩되는 R&R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 단장은 "시기적으로 행장님을 비롯한 내부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이미 있었던것 같다"며 "최종적으로 행장님은 더 큰 관점에서 데이터 와 AI 뿐아니라 디지털 R&D센터를 포함한 광범위한 디지털혁신단을 신설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진 행장은 지난해 12월 1일 디지털혁신단(이하 혁신단)을 신설했다. 행장 직속 조직으로 은행의 디지털혁신 컨트롤 타워 역할이다. 디지털 혁신단은 △AICC, △MyData Unit(마이데이터 사업 전담) △Data Unit(구 빅데이터센터) △디지털R&D센터 등 네 개 조직으로 구성됐다. 혁신단은 디지털 영역 전반을 한데 모은 것으로 은행 디지털혁신의 선봉에 선다. 김 단장은 신한은행의 디지털 사업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혁신단을 이끌어나갈 리더로 김혜주 전 KT 상무와 김준환 전 SK주식회사 C&C 상무를 영입했다. 김혜주 상무는 마이데이터 유닛을, 김준환 상무는 데이터 유닛을 담당한다.

김혜주 상무는 국내 1세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제조, 통신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풍부한 데이터 분석 관련 실무 경험을 보유한 빅데이터 전문가이다. 김준환 상무는 빅데이터와 AI를 현업에 적용, 사업 모델화하는 데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단장은 “김혜주 상무는 통신데이터뿐만 아니라 비금융권의 데이터 사업의 경험을 살려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잘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준환 상무는 “행 내 빅데이터 분석 인력 양성, 데이터와 외부에서 제휴 및 구매 등으로 유입되는 데이터의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금융데이터 자산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새로온 유닛장들과도 허물없이 소통하면서 디지털혁신의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디지털인재 순혈주의 타파… “이제 시작”

최근 디지털 인재 수요가 크게 늘면서 인재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진 행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인재 영입의 문턱을 낮추겠다고 언급하는 등 외부 인재영입에 적극적이다. 혁신단에 외부 디지털 전문가를 영입한 것도 개방과 혁신 관점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외부인재를 영입하는 개방형 인사를 추진한 결과다. 김 단장은 “다양한 디지털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AI, 데이터 과학자들, 디지털 기술 전문가뿐만 아니라, 인지과학융합기술, 소비자 심리, 디지털 마케팅 등 다양한 디지털융합 인재를 채용, 진정한 디지털 혁신 및 전환을 시도하고 차별화된 금융 상품개발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사업 등 오픈 파이낸스로의 금융환경이 변함에 따라 빅테크 및 핀테크와의 경쟁 및 협업을 추진하고 또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위해서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동시에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융합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인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디지털 인재들이 금융권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순혈주의 타파와 같은 긍정적인 시그널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제 초기 단계이고 더 많은 외부 인력들이 들어와서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설과 검증’, 결과물 나올 때 진정한 가치

진 행장은 평소 ‘가설과 검증’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상무는 “신한은행에 들어와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가설과 검증”이라며 “아직 손에 잡히지 않은 데이터를 이종산업과 결합해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한다. 유의미한 자료가 소비자들의 금융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연구하고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앞두고 통신, 유통 회사들과 협업을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고 있다. 이 데이터를 융합해 조만간 소비자들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겠다는 각오다.

올해는 금융사들의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핀테크 및 기존 금융기관의 경쟁 및 협업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김 단장은 올해 혁신단을 통해 ‘데이터와 AI를 기반 디지털 회사’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디지털 ABCD기술과 최신 디지털 신기술을 이용해 내부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하여 내부 업무 효율화를 꾀하고 외부적으로는 고객들에 대한 차별화한 개인화 서비스 및 신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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