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해상보험의 시작 '로이즈'

입력 2008-12-1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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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우주여행보험', '순결보험' 등 별난 보험 상품으로 해외토픽에 자주 이름이 거론되는 '로이즈(Lloyd's)'는 현재 해상보험시장을 비롯해 보험시장에서 커다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로이즈는 규모면에서도 세계 최대의 해상보험조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세계 3대금융 시장중 하나인 런던에서 런던증권거래소, 영란은행과 함께 한 축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본문

◆시작은 선착장 인근의 커피점에서

세계 최대의 해상보험조직 로이즈는 런던 타워가 인근에 위치한 조그만 커피점에서 시작됐다.

런던대화재가 발생한 1666년 이후 런던시내에는 수 많은 커피점이 등장했는데 이들 커피점들은 공론의 장소이자 상거래에 관한 자료를 주고 받는 곳으로 사용됐다.

1688년에 등장한 에드워드 로이드(Edward Lloyd)의 커피점은 런던 템즈강 선착장 인근에 위치한 특성으로 인해 개점 초부터 해운업자며 해상보험인수업자들이 출입이 많았다.

특히 당시 신문이나 잡지가 발달하지 않았던 상황이라 '로이즈 커피점'(Lloyd's coffee house)은 드나드는 손님들이 필요한 정보를 얻고 교환하는 최적의 장소로 발전해 나갔다.

여기에 E.로이드가 손님들의 편의를 위해 화물선의 출발 및 도착 날짜 등의 유용한 정보들을 칠판에 적어 놓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아예 '로이즈 뉴스(Lloyd's News)'를 발간하기에 이르렀다.

1692년 '로이즈 커피점'은 고객수의 증가로 커피점이 비좁자 롬바드가로 이주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상보험거래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로이드는 보험증권의 내용에 인수자가 책임진다는 의미로 보험증권 하단에 서명하게 했는데 이 때부터 'Underewriter'는 보험계약을 인수하는 자, 즉 오늘날의 보험자를 의미하게 됐다.

하지만 18세기 중엽 '로이드 커피점'은 유명 정치가의 선거당락 등을 두고 내기를 하는 도박보험이 성행하면서 명성에 흠이 가게 됐다.

이에 반발한 '로이즈 커피점'의 지배인 토마스 필딩이 1769년 런던 팝스헤드(Pop's Head)가에 '뉴(New) 로이즈 커피점'을 개업하면서 '신·구 로이드 커피점'의 경쟁이 시작됐다.

'신 로이드'는 회원제로 해상사업의 중개업무와 해상보험의 인수업무를 취급했고, 오늘날 로이즈 조합의 근원이 됐다.

1774년 '로이즈의 아버지'라 불리는 존 J.어거스틴(John J. Angerstein)에 의해 로이즈는 왕립증권거래소 건물로 이전해 커피점시대를 청산하고 보험거래소서의 로이즈시대를 열었다.

이후 로이즈법이 1911년에 개정되면서 로이즈는 해상보험외에 다른 종류의 보험도 취급할 수 있게 됐다.

◆로이즈는 보험회사가 아니다

이렇듯 커피점에서 시작한 '로이즈'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사실은 로이즈는 개인보험업자(Underewriter)들이 모여 만든 보험조합이자 보험거래가 이뤄지는 보험거래소일뿐 보험회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로이즈 조합(Corporation of Lloyd's)은 1871년에는 의회의 로이즈법(Lloyd's Act) 입법에 의해 조직됐는데, 개인보험업자 멤버들의 기부에 의해 재정기반이 확립되고 있다.

또 로이즈는 이들 개인보험업자 멤버가 보험인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시설과 관리를 위한 스텝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로이즈 조합 그 자체는 보험의 인수 또는 로이즈에 가입한 개인 멤버들이 인수한 보험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며 조합원 간의 연대 책임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로이즈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상당액의 보증금을 내야하며 매우 엄격한 재력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현재 로이즈의 조직은 영업회원(Underwriting Members)으로서 스스로의 위험으로 보험을 인수하는 조합원과 비영업회원(Non-Underwriting Members)으로서 스스로 보험을 인수하지 않는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다.

비영업회원 중에는 브로커(Broker)라 불리는 보험중계인이 존재하는데 로이즈의 보험거래는 반드시 이 브로커를 거쳐야만 이뤄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영업회원들은 인수하는 보험의 종류에 따라 수인 또는 수십 인이 모여 하나의 신디케이트(syndicate)를 조직하고 보험인수 금액과 각자의 인수비율을 정한다.

이 신디케이트 제도는 20세기에 들어와 대폭적으로 증가한 보험금액을 다루기 위해 개발됐는데 이 제도로 보험가입자들은 위험부담을 수많은 개인보험업자들에게 분산시킬 수 있게 됐다.

◆보험시장에서의 로이즈

로이즈는 커피점이 시작됐던 시기까지 감안하면 올해로 320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으며, 규모면에서는 2007회계년도 기준 전세계 해상보험료 시장에서 16.45%(36억달러)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07회계연도 기준 전세계의 해상보험료 규모가 220억달러, 미국 전체가 21억달러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이와함께 로이즈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로이즈검정인(Lloyd's Surveyor)은 해상검정인으로 주로 선급 검사와 선체의 손해발생을 검사하고 검정보고서를 작성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 검정인에 의한 검정보고서는 보험회사, 선박회사에 대해 손해의 원인이나 상태를 설명하는 유력한 정보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로이즈보험증권(Lloyd's SG Policy)은 세계 해상보험증권양식의 기초가 된 것으로 유명한데 로이즈의 양식은 선박보험양식(Hull Form)과 적하보험양식(Cargo Form)으로 나뉘어있다.

이밖에도 현재 로이즈는 발전의 계기였던 해상보험외에도 다양한 보험상품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특히 '여배우의 다리에서 달의 착륙까지'라고 불릴 정도로 이색적인 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프랑스 보르도의 한 와인제조자가 로이즈에 79억원짜리 '코'보험을 든 것으로 화제가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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