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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을 지키자②] 어른들이 마음대로 결정…"'정인이법'보다 급한 헌법 개정"

입력 2021-01-15 06:00 수정 2021-01-15 17:53

아동 학대로 16개월 입양아가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권이 주목받고 있다.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법적 기반이 미약한 만큼 아동을 하나의 권리주체 대상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문현 전 헌법학회장(숭실대 법학과 교수)은 14일 "'정인이법'이 통과되기 전에 헌법의 개정이 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고 교수는 "헌법에서 아동과 관련된 조항을 보면 31조에선 아동을 '자녀'로, 32조에선 '연소자'라고 한다"며 "아동을 보호의 대상일 뿐 권리의 주체로 보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80여 개의 아동 관련 법률 내에도 관리부처, 나이 기준, 용어 등이 제각각인 상황이다. 아동 관련 주무부처는 보건복지부, 청소년은 여성가족부로 나뉘어 있다. 관련된 법령들도 통합되지 않은 채 흩어져 있다.

고 교수는 "헌법에 (아동의) 권리가 들어가면 구체화하는 하위 규정이나 법률, 제도가 마련된다"며 "제2의 정인이 사태를 막기 위해선 아동 권리를 명문화해 아동 관련 입법을 체계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입양 현장에서도 의사 표시를 못 하는 아기들의 운명을 어른들이 결정하는 아동권 상실 현상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입양기관에서 수년간 근무한 J(50대) 씨는 양부모 학대로 숨진 16개월 '정인이 사건'에 대해 "정인 양의 메시지를 무시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J 씨는 영유아를 위탁모, 입양 가정으로 보내면서 수많은 미혼부모와 상담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아이가 어떤 가정으로, 언제, 어떤 형태로 입양될지 살펴보고 또 살펴봤다. 이때마다 J 씨가 답답함을 느꼈던 점은 '상담의 주체'가 아이들이 아니란 사실이었다.

J 씨는 "내담자 입장을 최대한 들어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의 미래가 부모의 선택이나 입양기관의 결정에 따라 정해진다는 게 안타까웠다"며 "말할 수 없는 영아들의 상황을 대변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의 시작과 끝을 결정짓는 것은 어른들"이라며 "아기들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매뉴얼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정인 양 사건 역시 당사자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다. J 씨는 "아기의 몸에 드러난 상처처럼 객관적인 증거, 아기의 입장에서 말할 수 있는 최대한의 메시지가 있었지만 무시된 것 아니냐"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정인이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지난 8일 국회가 아동학대범죄 처벌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을 입법처리했다. 개정 아동학대법은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의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수사기관이 수사에 착수하도록 의무화했다. 아동학대 행위자와 피해 아동을 분리해 조사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개정 아동학대처벌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현장의 전문인력 확충과 시설 확대가 기존 법에 이미 명시됐으나 미흡한 현실을 지적하며 현장 적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승백 유승백 변호사는 "(개정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 학대에 관련된 사각지대를 채울 수 있는 법안은 아니다"면서 "법안에 대해서도 검토가 이뤄져야겠지만, 사회적으로 전담수사 인력, 물적 시스템, 분리했을 때 처우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제도적 차원의 심층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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