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블레이저 출시 1년, '실적 개선ㆍ고용 안정' 모두 잡은 한국지엠

입력 2021-01-1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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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블레이저 14만대 이상 수출하며 경영 실적 개선…군산공장 무급휴직자 298명 복직 이뤄내

트레일블레이저, 작년 한국지엠 수출 절반ㆍ내수 25% 책임
한국지엠이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 맡아
올해 본격적인 흑자 전환 나설 계획

▲한국지엠(GM)이 개발과 생산을 주도한 중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가 출시 1년을 맞았다.  (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GM)이 개발과 생산을 주도한 중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가 출시 1년을 맞았다. (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GM)이 개발과 생산을 주도한 중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가 출시 1년을 맞았다. 한국지엠은 지난 1년간 이 차를 앞세워 ‘실적 개선’과 ‘고용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11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중순 출시된 트레일블레이저는 1년 동안 14만대 이상 수출됐다. 단일 차종 수출량으로는 완성차 5사를 통틀어 현대차 투싼, 코나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내수에서도 2만887대가 판매되며 한국지엠 제품군 중 스파크(2만8935대)에 이어 연간 판매량 2위에 올랐다. 전체 수출의 절반을, 내수 판매의 25%를 트레일블레이저가 책임진 셈이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인기를 바탕으로 한국지엠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수요가 위축된 상황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준수한 판매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지난해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4.8% 증가했는데, 한국지엠은 이보다 높은 8.5% 성장을 거뒀다. 5사의 해외 판매가 16.5% 감소하는 와중에도 한국지엠은 11%가 줄어드는 데 그쳤다.

판매 호조는 경영실적 개선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1486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2014년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2018년에는 적자 규모가 6000억을 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적자가 전망되는 상황이지만, 판매 실적 개선으로 적자 폭이 예년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 내부에서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흑자 전환을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에 트레일블레이저는 의미가 깊은 차종이다. 이 차는 한국지엠이 경영난을 겪은 뒤 처음 개발한 신차로, 생산 과정에 GM의 투자와 산업은행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GM은 경영정상화 계획에 따라 디자인과 개발, 생산까지 제작 전 과정을 한국지엠에 맡겼고, 한국 사업장이 세계 시장에 판매될 모든 차를 책임지게 됐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 조직(GMTCK)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기까지 했다. 한국지엠으로서는 이 차의 성공에 회사의 명운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실함을 뒷받침하듯 지난해 1월 열린 출시 행사에는 이례적으로 노동조합 집행부와 협력업체 연합회(협신회) 인사들이 참여해 경영진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당시 김성갑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장은 “2018년까지는 군산공장 폐쇄와 구조조정 등 노사 갈등이 있었지만, 트레일블레이저의 생산이 새로운 시작이 되어야 한다”라며 “한국지엠이 정부에서 받은 8100억 원의 공적 자금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질 시점”이라 밝히기도 했다.

▲한국지엠이 지난해 1월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행사에 참석한 한국지엠 카허 카젬(Kaher Kazem) 사장, 김성갑 한국지엠 노조위원장,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사장, 신영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노동조합 지회장.  (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이 지난해 1월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행사에 참석한 한국지엠 카허 카젬(Kaher Kazem) 사장, 김성갑 한국지엠 노조위원장,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사장, 신영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노동조합 지회장. (사진제공=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는 안정적인 고용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지엠이 2018년 경영 상황 악화로 군산공장을 폐쇄하며 이곳에서 일하던 노동자 2000여 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당시 희망퇴직을 신청한 1200여 명과 전환 배치된 인원을 제외한 노동자 298명은 1년 6개월간 무급휴직자로 남아있었는데, 트레일블레이저 생산을 앞두고 전원이 복직할 수 있었다.

한국지엠은 부평 1공장이 트레일블레이저 생산을 전담하게 했고, 이곳에서 만들던 소형 SUV 트랙스 물량을 부평 2공장으로 전환 배치했다. 이에 따라 1교대로 운영되던 2공장이 2교대로 전환되며 휴직자 복직이 이뤄질 수 있었다.

출시 시기와 코로나19 초기 확산 시기가 겹치며 기아 셀토스, 쌍용차 티볼리 등 경쟁 차종만큼의 내수 판매를 이뤄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트레일블레이저는 2월 초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됐는데, 당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코로나19에 따른 외국산 부품(와이어링 하네스) 수급 문제로 생산 차질을 빚었다. 한국지엠도 부품 확보가 지연되며 수요 만큼을 생산하지 못했고, 기대한 수준의 초기 신차 효과를 누리지는 못했다.

다만, 미국 등 북미 시장의 반응이 좋고, 자동차 수요 역시 회복세로 돌아선 만큼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앞세워 올해 본격적인 흑자 전환을 노릴 계획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트레일블레이저는 군산공장 폐쇄 이후 마련한 경영정상화 계획의 결과물”이라며 “국내에서 개발과 생산을 전담해 많은 양을 수출하며 회사의 흑자 가능성을 보여주게 한 효자 차종”이라 설명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부평1공장에서 생산되며 군산공장 폐쇄로 무급휴직하던 노동자 298명이 부평2공장으로 복직할 수 있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가 부평1공장에서 생산되며 군산공장 폐쇄로 무급휴직하던 노동자 298명이 부평2공장으로 복직할 수 있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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