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주의의 추락] ③갈라진 민심·추락한 국격...시험대 오른 바이든 리더십

입력 2021-01-10 16:45 수정 2021-01-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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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 시위 당시 미국 반응 언급하며 조롱 바이든, 초당적 협력·동맹 협력 강화로 돌파 의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8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윌밍턴/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8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윌밍턴/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폭동 사태에 취임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앞날이 어두워졌다. 바이든은 국제 사회에서 추락한 미국의 위상을 회복하고 극에 달한 미국 내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중대 과제를 안게 됐다.

폭동 발발 이튿날인 7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이번 사태에 중국까지 비웃고 나섰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은 논평을 자제했지만, 홍콩 민주화 시위와 미국 의회 폭동 사태를 비교하며 조롱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트위터에 2019년 홍콩 시위대가 의회를 점거했을 당시 사진과 미국 의회 난입 사진을 동시에 올려놓고 미국의 상반된 반응을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홍콩 시위를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표현한 반면 의회 난입 사태는 ‘불명예’라고 표현했다며 “그들이 홍콩에는 무슨 단어를 썼는가? 지금 그들은 무슨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언론의 반응도 조롱의 대상이 됐다. 펜스 부통령은 당시 홍콩 시위대에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고, 언론은 시위대를 ‘민주주의의 영웅’이라고 표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펜스 부통령이 이번에 의회에 난입한 시위대에게 “무법과 폭동은 용인될 수 없다”고 말했으며 언론은 ‘폭도들이 의회에 난입했다’고 표현한 것을 대조적으로 보여줬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인이 이른 시일 안에 평화와 안정, 안보를 누릴 수 있길 바란다”며 “미국의 일부 언론과 인사들이 홍콩과 미국의 혼란을 두고 다른 반응을 보인 이유를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취임식까지 열흘도 남지 않은 바이든 당선인에게는 커다란 악재다. 미국 사회의 갈등이 민주주의적 해결 방안을 넘어선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면서 앞으로 다른 나라에 민주주의의 품격을 강요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폭동 당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의회에 난입한 지지자들은 시위대가 아니라 폭도, 반란자, 국내 테러리스트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너진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 바이든 당선인이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충고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지난달 경기 부양책을 통과시키며 초당적 협력의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경기 부양책이 통과되기 전 “우리는 더 단합해야 한다”며 “나는 의회에서 공화당 지도부와 함께 일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핵심 공화당 의원들은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편에 섰지만, 의회 난입 사태를 기점으로 등을 돌렸다. 펜스 부통령은 의회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 인증한 후 취임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을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대비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펜스 부통령의 참석을 환영한다”며 “권력 전환 과정의 역사적인 전례를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미국 우선주의를 깨겠다며 국제 리더십 회복을 천명했지만, 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지난달 외교부 인선을 발표하며 “미국이 세계를 이끌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팀”이라고 자신했다. 대선이 치러지기 전에는 “미국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며 “다른 국가와 협력해야 한다. 동맹이 필요하다”고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파리기후협정 재가입 등으로 국제 사회 협력 수준을 높일 수는 있어도 위상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워드 아이젠스타트 세인트로렌스대 역사학 교수는 “바이든의 다자주의 외교 전략이 미국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미국이 국제 사회에서 예외적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은 바이든이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 선거제도를 수정해 민주주의를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가 진행되기 전부터 이번 대선이 대규모 선거 사기가 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그런데도 그가 이번 대선에서 절반에 가까운 표를 얻은 것은 미국인들이 가진 선거에 대한 신뢰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은 미국 민주주의의 약점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에서 패배하면 기꺼이 권력을 넘길 것이라는 오래된 기대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안전을 보장하려면 전면적인 (선거 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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