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노트르담 드 파리' 두 주역 "한국에선 좋은 기억만 가져갈 것"

입력 2021-0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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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벨키오, 에스메랄다 역 엘하이다 다니 인터뷰

▲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벨키오, 에스메랄다 역 엘하이다 다니가 '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 위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벨키오, 에스메랄다 역 엘하이다 다니가 '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 위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전 세계를 대표해서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낍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도 안전하게 공연할 수 있는 한국에 대해 좋은 기억 뿐이에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의 두 주인공 안젤로 델 베키오와 엘하이다 다니를 최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두 사람은 지난 11월 10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한 '노트르담 드 파리' 20주년 기념 공연에 오르고 있다. 2016년부터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들은 이탈리아의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되는 상황을 겪은 뒤 함께 내한해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엘하이다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몇 달 동안 무대에 오르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조금도 주저 없이 한국 공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내한 후 2주간의 격리 기간을 거쳤다. 그들은 이 시간을 의미 있게 받아들였다. 안젤로는 "두 달 이상의 투어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격리 기간 시간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었다"면서 "격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을 때 모든 게 멈춘 다른 나라와 달리 활발하고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한국을 보며 희망을 느꼈다"고 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사랑하는 콰지모도와 종교적 신념을 거스르고 에스메랄다에게 욕망을 품는 대성당의 주교 프롤로, 약혼녀가 있지만 에스메랄다에게 매혹되는 페뷔스 등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혼란한 사회상과 부당한 형벌 제도, 이방인들의 소외된 삶을 담는다.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한 공연은 국내에는 2005년 프랑스 버전으로 처음 소개됐다. 어느덧 15주년을 맞았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뮤지컬임에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29일엔 국내 누적 공연 1000회(한국어 공연 포함)도 달성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국적을 뛰어넘는 힘을 갖고 있어요. 10개 언어의 버전으로 만들어졌죠. 한국어 버전도 들었는데 매우 아름답고 뛰어나다고 생각했어요."(안젤로)

"화려한 무대와 조명, 댄서와 배우가 뿜어내는 에너지, 아름다운 가사는 세계적으로 통하죠. 오늘날에도 중요한 '이민'이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기도 하고, 인간이라면 누구든 느낄 수 있는 질투와 사랑 같은 감정이 담겨있어서 사랑받는 것 같아요."(엘하이다)

▲안젤로는 굽은 등에 추해 보이는 얼굴을 가진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로 열연하고 있다.  (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안젤로는 굽은 등에 추해 보이는 얼굴을 가진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로 열연하고 있다. (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노트르담 두 파리'는 넘버 수만 51개에 달한다. 짧지 않은 공연 시간을 대비해 안젤로와 엘하이다는 무대에 오르기 3시간 전부터 캐릭터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안젤로는 콰지모도 역에 집중하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 하고, 엘하이다는 활동량이 많은 에스메랄다 역할을 맡은 만큼 신체적 예열을 중시한다.

"에스메랄다를 연기할 때 보컬적이거나 신체적인 측면에서 '에너지'를 강조하려고 해요. 처음엔 저 자신 안에 갇힌 느낌이 강했는데, 경험이 쌓이면서 모든 면에서 자유로워졌어요. 에스메랄다라는 캐릭터에 힘을 더할 수 있게 됐죠."

에스메랄다는 극 중 세 남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 그렇다고 수동적인 인물은 아니다. 오늘날엔 에스메랄다에 대해 불평등한 세상에서 사랑을 품고 자신이 생각한 사랑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아간 인물이라고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엘하이다는 "에스메랄다는 '보헤미안'을 부르는 등장부터 에너지와 자유를 뿜어내고 삶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적극적인 여성"이라며 "제가 에스메랄다를 연기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프롤로 신부의 죽음 앞에서 주먹을 쥐고 크게 노래를 부르면서 나아가는 장면은 제겐 굉장히 감동적이고 중요한 장면"이라고 했다.

콰지모도는 굽은 등에 추해 보이는 얼굴을 가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다. 죽은 에스메랄다 앞에서 콰지모도가 부르는 극의 마지막 넘버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Danse mon esmeralda)는 관객에겐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콰지모도는 굉장히 섬세한 인물이에요. 헌신적이면서도 무조건적이고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는데, 연기자로서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해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인물이어서 힘들기도 하죠. 그럴수록 제 과거에서 표현 요소를 찾아내요. 특히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를 부를 땐 감정을 제어하기 정말 힘들어요. 다른 세상에 있는 느낌도 들지만, 그럴수록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콰지모도에 빠져들어요."(안젤로)

특히 안젤로는 세계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를 불어, 이탈리아어, 영어 세 개 언어로 연기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다. 어린 시절 '노트르담 드 파리'를 처음 봤던 순간부터 다양한 언어로 해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엘하이다는 에스메랄다를 표현할 때 '적극성'과 '에너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엘하이다는 에스메랄다를 표현할 때 '적극성'과 '에너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어릴 때부터 불어, 이탈리아어 두 가지 버전의 노래가 머리에 있었어요. 2011~2012년 이탈리아 투어 돌 때 아시아에 영어 버전으로 공연 투어가 진행된다는 걸 듣고 참여하고 싶은 마음에 데모 테이프를 직접 보내기도 했죠."

어느덧 1월 폐막을 앞두고 있다. 한 달 반가량 공연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두 사람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시간을 내서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에게 가장 고맙다고 했다.

"(거리두기 좌석제로) 좌석이 비어있고 관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같이 노래할 수 없다는 게 슬퍼요. 하지만 여러 제약 속에서도 공연을 보러 온 관객의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습니다. 그들의 눈을 보며 기쁨을 느껴요."(엘하이다)

"관객들이 있어서 제가 있을 수 있는 거죠. 마지막까지 최고의 공연을 보여드릴 준비가 돼 있어요. 인생에서 아름다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안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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