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업체 출혈 경쟁…콘텐츠 압박에 ‘구독료 인상’ 고민 깊어져

입력 2020-12-14 14:01 수정 2020-12-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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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콘텐츠 제작 비용 17조원 예상
디즈니·넷플릭스, 각각 최소 1달러씩 구독료 인상
케이블TV 업계도 최대 위협 직면

▲TV 리모콘에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훌루 등의 버튼이 들어가 있다. CNN은 13일(현지시간) OTT 업체 간 자체 콘텐츠 경쟁으로 구독료가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AP뉴시스
▲TV 리모콘에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훌루 등의 버튼이 들어가 있다. CNN은 13일(현지시간) OTT 업체 간 자체 콘텐츠 경쟁으로 구독료가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AP뉴시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히려 구독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체들이 구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자체 콘텐츠 제작에 집중한 영향이다.

1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디즈니는 자체 OTT인 ‘디즈니 플러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블과 스타워즈 시리즈의 신작 10개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디즈니가 콘텐츠 제작에 투입할 액수는 140억 달러에서 최대 160억 달러(약 17조 원)가량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재원이다. 디즈니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2분기와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특히 2분기에는 47억2100만 달러로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디즈니+를 통한 동영상 스트리밍 매출은 41% 급증했지만, 2024년까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려면 콘텐츠 비용을 구독자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디즈니는 내년 3월부터 디즈니+의 구독료를 현 6.99달러에서 1달러 인상하겠다고 밝혔지만, CNN은 앞으로 디즈니가 구독료를 더 높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독료를 올리는 것은 디즈니뿐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OTT인 넷플릭스도 10월 ‘스탠더드 플랜’ 월 구독료를 1달러 올린 13.99달러로, ‘프리미엄 플랜’을 2달러 인상한 17.99달러로 조정했다. 지난해 1월 이후 1년 9개월 만의 가격 인상을 두고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츠 제작 비용이 늘면서 구독료를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직 한국에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았으나 워너미디어의 OTT인 HBO맥스도 구독료 인상의 갈림길에 섰다. 워너브라더스가 제작한 ‘원더우먼 1984’는 6월 개봉 예정이었지만, 팬데믹 영향으로 일정이 계속 미뤄져 결국 HBO맥스에 공개하기로 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일시적인 결정인지, 넷플릭스처럼 앞으로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영화를 선보일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HBO맥스가 워너브라더스의 영화를 선보이는 통로로 자리 잡는다면 구독료가 오를 수밖에 없다.

로젠블랫증권의 버니 맥터넌 애널리스트는 OTT 업체들의 콘텐츠 경쟁이 스트리밍 업계의 군비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즈니가 콘텐츠 제작 예산을 늘리는 것은 업계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며 “경쟁 기준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디즈니가 콘텐츠에 140억~160억 달러를 지출한다면 넷플릭스는 지금과 같은 구독자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2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는 처음 OTT 시장에 진출할 때 저렴한 구독료로 업계 선두 자리에 올랐다. 이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낮은 구독료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1억9500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확보한 데다 갈수록 늘어나는 콘텐츠 제작 비용을 감당하려면 손해를 계속 감수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디즈니 주주이자 자산운용사인 굴레인캐피털파트너스의 트립 밀러 매니저는 “넷플릭스에는 디즈니가 보유한 레거시 콘텐츠가 없다”며 “콘텐츠 자체 제작에 대한 넷플릭스의 압박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OTT 업체 간 콘텐츠 경쟁은 TV 케이블 채널에 큰 위협이 된다. 케이블TV에서 방영한 콘텐츠를 OTT로 언제든 시청할 수 있다면 굳이 유료 케이블 채널을 구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맥터넌 애널리스트는 “디즈니와 워너미디어 등 미디어회사가 OTT에 점점 더 나은 콘텐츠를 제공하면 소비자는 유료 케이블 채널의 필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OTT 업체들이 콘텐츠에 투자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그만큼 돈을 쓸 의향이 있다는 판단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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