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윤상윤 작가 "왼손 드로잉, 정교한 오른손에 대한 저항"

입력 2020-12-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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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뜰리에 아키에서 윤상윤 작가를 만났다. 전시는 오른손 회화와 왼손 드로잉을 자유롭게 오가는 작가의 미술 세계를 잘 보여준다. 김소희 기자 ksh@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뜰리에 아키에서 윤상윤 작가를 만났다. 전시는 오른손 회화와 왼손 드로잉을 자유롭게 오가는 작가의 미술 세계를 잘 보여준다. 김소희 기자 ksh@
"왼손잡이로 태어났는데, 어른들이 왼손으로 밥 먹으면 혼내셨어요. 어느새 기술적으로 단련된 손은 오른손이 됐죠. 그걸 빼내기 위해 왼손으로 드로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갤러리 아뜰리에 아키에서 12일 막을 내린 윤상윤 작가의 개인전 'Only superstition'은 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전통회화와 드로잉을 한데 모아놓은 전시는 마치 두 명의 작가의 그림이 걸려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갤러리에서 만난 윤 작가는 오른손 페인팅과 왼손 드로잉을 자유자재로 오간다고 했다. 본래 자아는 왼손 기질이지만, 오른손으로 한참을 그리다 보면 답답할 때 왼손으로 자유를 찾는다.

▲윤상윤 'juju'(2020). 김소희 기자 ksh@
▲윤상윤 'juju'(2020). 김소희 기자 ksh@

그는 "교육이나 사회 시스템이 본능이나 욕망을 억누르고 있지 않나"라며 "그걸 풀어주는 것이 왼손이고, 오른손은 재현하는 방식이 교육된 그림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오른손 작품은 대개 인물의 군상들이 물에 잠겨 있다. 작가는 이드(id), 에고(ego), 슈퍼에고(superego)'를 표현하기 위해 물을 활용했다.

"물은 무의식과 잠재 욕망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 위에 에고가 있고, 또 그 위에 슈퍼 에고가 있는 거죠. 보통 오른손 페인팅은 물, 그룹, 하나를 삼각형 구도로 잡고 그려요. 그 안에서 스타일을 만들어가죠. 왼손 드로잉엔 물이 들어가지 않아요"

왼손 드로잉은 작가 본인도 뭘 그리는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즉흥적이다. 영국 첼시 예술대학교 대학원에서 순수예술을 전공하며 발전시켜온 그림 방식이다. 스케치가 전혀 없다 보니 오른손 회화와 완전히 다른 형태의 그림이 나온다.

▲'Reproductive glands'(2020) 옆에 서있는 윤상윤 작가. 김소희 기자 ksh@
▲'Reproductive glands'(2020) 옆에 서있는 윤상윤 작가. 김소희 기자 ksh@

"저는 동양인인데 대학에서 서양화과를 전공했어요. 유학 당시에도 서양화를 제가 가장 잘 그리더라고요. 외국인 친구들은 동양화적 그림기법이라고 생각했던 저의 왼손 드로잉을 잘 그렸고요.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됐어요. 서양화 자체가 차곡차곡 덧칠하면서 완성해야 해요. 저맥락적으로 그려야 하는 거죠. 동양화는 반대예요."

작가의 아버지는 서예가 윤평수 선생이다. 하지만 작가는 자신의 그림에 동양화적 감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아버지가 엄하셔서 왼손잡이는 안 된다고 하셨어요. 다행히 미술계에선 많은 분이 좋은 말씀을 해주고 계세요. 전략적으로 잘 짰다고도 해주시고요. 지금까지 오른손 그림 전시만 했어요. 왼손 드로잉은 보여줄 데가 없어서 혼자만 재미로 했는데 조금씩 더 해봐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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