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역설, 사상 최대 실적에도…‘30대 은행원 짐 싼다’

입력 2020-12-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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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서비스 확대·디지털화로 인력 재배치 불가피…퇴직금 높여 선제 구조조정 고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은행권 희망퇴직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은행마다 차이는 있지만 만 40세인 1980년생 직원들까지 통상적 퇴직 대상에 포함됐다. 일부 지방 은행에서는 대리급 이하 행원도 대상에 포함시켜 30대 희망퇴직자가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급격히 확대된 비대면 영업을 고려하면 ‘대규모 명예퇴직’은 예견됐던 결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예대마진 확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금융권이 일회성 비용을 크게 감당하며 조직을 줄일 기회를 잡고 있는 것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연말 은행권 희망퇴직 키워드가 ‘코로나19 ·비대면’으로 압축되면서 예년과 달리 대상자와 신청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3분기에 분기 최초로 순이익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금융권 실적이 올해 사상 최대를 예고했지만, 오히려 직원을 감축하는 역설적 상황이 연출됐다.

시중은행에서 가장 먼저 희망퇴직자를 접수한 농협은행은 만 40세까지 대상자에 포함했다. 그 결과 지난해(356명)보다 147명 늘어난 503명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보상도 대폭 늘렸다. 이번 희망퇴직자에게는 20~39개월치의 평균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20~28개월치의 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했던 지난해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SC제일은행도 수십 명의 직원이 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은 상무보 이하 전 직급 중 만 10년 이상 근무한 만 55세 직원에게 최대 38개월치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 지방 은행은 희망퇴직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희망퇴직 대상자는 올해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인 1965년생(만 56세)이 주요 대상이지만, 대리급 이하 일반 직원까지 희망퇴직 신청이 가능토록 했다. 그룹 차원에서 임원 감축 목표를 정하고, 감원 대상자를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급 이하 직원에게는 37개월치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도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 규모도 지난해보다 소폭 늘릴 계획이다. 올해 금융권이 희망퇴직 규모를 늘린 가장 큰 이유는 수년간 화두인 ‘디지털 금융’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급격히 확대된 비대면 영업이 이를 앞당겼다는 분석이다. 4분기 일회성 비용을 크게 감당하더라도 중장기 전략 차원에서 인력 구조조정의 고삐를 죈다는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명예퇴직 신청자에게 지급되는 특별퇴직금은 임금피크제 적용 후 정년을 채우기까지 사측이 부담하는 임금보다 높다. 은행 관계자는 “디지털화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력 재배치가 필요한 상황에 경기 침체가 겹쳤다”며 “작년보다 올해 퇴직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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