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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재벌개혁론자 이동걸式 빅딜

입력 2020-11-17 05:00

안철우 금융부장

3년 전, 대표적인 재벌 개혁론자로 꼽히는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가 차기 산업은행 회장에 내정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라 국내 최대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의 역할에도 큰 변화에 관심이 모아졌다. 과거 조선·석유화학 등 기간 산업과 관련해 대기업의 자금줄 노릇을 해온 산업은행으로선 새로운 위상 정립이 불가피한 상황인 듯싶었다.

정책금융 분야와 학계를 두루 걸쳤던 이 회장은 1990년대 대우그룹 해체 당시부터 하이닉스, LG카드 등 다양한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관여했다. 이에 △진보주의자 △원칙주의자 △재벌개혁 경제학자 등 따라붙는 수식어가 다양하다. 그의 성향이 주효했을까. 회장 취임 후 △금호타이어(중국 더블스타 매각)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과 본계약) △STX조선해양(매각 추진)△두산중공업(계열 회사 매각 추진) △아시아나항공까지 다수의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표면적으로 불필요하게 산업은행이 관리하는 대기업을 최소화하려는 이 회장의 의지가 확인됐다. 무려 20년을 관리하던 대우조선의 매각을 결정한 것은 대표적인 성과로 꼽고 싶다.

이 회장 관점에서 “채권단 지원 없이 독자생존이 가능한 기업은 M&A를 통해 빠른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경영 철학이다. 정부가 잡고 있는 부실 기업 지원은 장기적으로 해법이 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지론이다. 산업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많은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했다. 총 4조5000억 원의 추가 자금을 수혈받고도 법정관리에 몰린 STX조선, 한진해운의 파산, 천문학적 액수의 분식회계까지 발생한 대우조선 사례 등이 떠오른다. 산업은행의 금융 지원이 결과적으로 과잉 투자와 경기 침체를 유발한 셈이다.

구조조정 과정은 또 어떠했는가. 산업은행 내부적으로 도덕적 해이가 겹쳤다. 정권의 실세들은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성과를 내기보다는 표심에 휩쓸려 일신의 영달에만 치중했다. 그 결과, 시중은행들은 기업금융 시장에서 짐을 쌌고, 과도한 혈세 낭비란 원색적인 비난에 내부의 사기도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의 구조조정 핵심은 ‘단기적 기회비용’에 과감한 결단으로 압축된 것으로 보인다. 2009년 한화그룹이 제안했던 대우조선 매각가격은 6조 원이었다. 지난해 산업은행은 1조2500억 원 규모의 우선주(한국조선해양)와 7.9% 지분을 배정받고 대우조선의 경영권을 현대중공업에 넘기기로 했다. 조선업 불황 등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도 매각 가격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결국 자금 회수 문제는 이 회장의 관심 밖이라는 얘기다. 가격이 낮더라도 적기에 매각해 정상화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을 한 것이 아닐까.

이 회장은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통합을 전제로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8000억 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코로나 시대를 예측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연내 거래 마감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새 주인을 찾아 조기 정상화 길로 안내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독과점 문제 또는 대기업 특혜 시비나 시장 지배력 집중 문제 등은 후순위로 밀린다는 것이다. 이 회장도 기업의 자유로운 경쟁을 추구해야 할 정부가 자칫 특정 기업의 독과점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어찌 됐건 취임 후 질긴 악연이던 아시아나 정상화 방안의 윤곽이 또다시 그려졌다.

산은 등 채권단이 한진칼에 3자 배정증자로 5000억 원, 교환사채(EB) 인수로 3000억 원을 투입하면, 한진칼이 대한항공을 통해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에 제안한 인수가격과 비슷해 특혜 시비에 휘말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정상화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한 고민이 엿보인다.

이 회장의 해법이 묘수가 될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코로나19로 끝 모를 불황에 빠진 항공산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채권단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까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묘수이길 기대한다. 산업은행이 잘하면, 우리 경제가 좋아진다. a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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