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언젠가는 맞겠지만, 이번은 아닙니다

입력 2020-1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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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효선 국제경제부 기자

미국의 전쟁 영웅 짐 스톡데일 장군은 1965년 베트남 전쟁 당시 자신이 몰던 전투기가 격추되면서 하노이포로수용소로 끌려갔다. 이후 그는 8년간의 수감생활 중 절반가량을 3㎡가 채 되지 않는 독방에 갇혀 지내며 20여 차례의 모진 고문을 당했다. 이런 혹독한 정신적·육체적 고통 속에서도 그는 끝끝내 살아남았다. 훗날 그의 생존 비결은 ‘스톡데일 패러독스’라는 말로 세상에 알려졌다.

비참한 현실 속에서 그가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비결은 언젠가는 석방될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한 덕분이라고 한다. 스톡데일 장군은 장기적으로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으면서도 ‘이번에는’ 나가지 못할 것에 매번 대비했다. 반면 ‘이번 크리스마스엔 나갈 수 있겠지’, ‘추수감사절 전에는 나갈 수 있을 거야’라며 막연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던 사람들은 반복되는 상심을 못 이겨 끝내 숨졌다고 한다.

나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살아남지 못한 축에 끼었을 것이다. 당초 올봄으로 잡았던 결혼식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루면서도 남편에게 “여름에는 끝나겠지”, “9월이면 안전할 거야” 등 막연한 희망을 늘어놨었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은 올렸지만, 기약 없이 미룬 신혼여행의 미련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 ‘내년에는 갈 수 있지 않을까….’

어디 이런 사람이 나 하나뿐일까. 언론에서는 미국 대선 전에는, 올 연말까지는, 그리고 내년 초쯤에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이란 기대에 부푼 보도가 연일 쏟아져 나왔다. 증시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에 연일 요동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는 나날들. 이 혹독한 현실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문을 되뇌어 보자. 반드시 지나갈 것이다. 분명히 끝은 있다. 백신은 나올 것이고, 바이러스는 종식될 거다. 그날은 ‘이번’이 아니라, ‘언젠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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