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은퇴 기자회견 "23년 축구 인생 최고의 기억은 2009년 전북 우승"

입력 2020-10-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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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기억은 2002 한일월드컵 엔트리 제외…그때의 기억이 오래 운동을 할 수 있게한 보약 됐다"

▲이동국이 2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국이 2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는 'K리그 전설'이 된 이동국이 은퇴 기자회견을 통해 2009년 전북에서 첫 우승을 일궈낸 기억을 23년 축구 인생 최고의 기억으로 꼽았다.

이동국은 2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분이 부상 때문에 그만둔다고 짐작하지만, 몸 상태는 아주 좋다. 몸이 아픈 것은 이겨낼 수 있다. 그러나 정신이 나약해지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라며 "그래서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은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광주 상무, 성남 일화를 거쳐 전북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K리그 통산 547경기에 출전해 리그 통산 최다인 228골, 77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이동국은 전북에서만 K리그 7회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등을 이끌며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이동국은 "만감이 교차한다. 서운한 느낌도 있고 기대되는 것도 있다. 프로 선수라는 직업은 선후배를 떠나 '경쟁'이다.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프로에서 오래 갈 수 있는 비결"이라며 "단점을 보완하기 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남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장점을 만들면 프로에서 롱런할 수 있다"며 프로 무대에서 23년간 활약할 수 있었던 비결을 설명했다.

이동국은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을 꼽는 질문에 "포항에서 처음 프로 유니폼을 받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구단에서 33번과 내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을 선물로 줬을 때도 떠오른다. 그때 며칠간 그걸 입고 잤다"며 "2009년 전북에 입단해 첫 우승컵을 들었을 때도 최고의 순간이다. 내 축구 인생에서 가장 화려했던 시간이 아닐까 싶다"고 회상했다.

▲이동국이 28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아버지와 대화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국이 28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아버지와 대화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최악의 순간'으로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던 것을 꼽았다. 이동국은 "그때의 기억이 오래 운동을 할 수 있게 한 보약이 된 것 같다. 잊지 못할 기억"이라며 "2002년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2달을 남기고 부상으로 놓쳤을 때가 가장 아쉽다. 너무 힘들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23년 축구 인생에서 기억하는 최고의 골은 무엇일까. 이동국은 "독일과 평가전에서 넣은 발리슛 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발이 공에 맞는 임팩트 순간, 그 찰나의 순간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K리그와 대표팀에서 많은 기록을 남겼다. 1998년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후 이동국이 각급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뛴 공식 경기 숫자는 844경기다. 이는 대한축구협회(KFA)가 집계한 한국 선수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이다.

또한 이동국은 대표팀과 소속팀 공식 경기에서 통산 344골을 기록했다. 이 역시 한국 선수 역대 득점 랭킹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동국은 1998년 처음 A매치에 데뷔한 후 2017년 러시아월드컵 최종 예선까지 20년에 걸쳐 대표팀에 몸담았다. 이는 역대 최장기간 대표팀 발탁 기록이다.

역대 한국 선수 최연소 월드컵 출전 기록도 갖고 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네덜란드전에 출전했을 당시 이동국의 나이가 19세 52일이었다.

이동국은 "내가 뛴 공식 경기가 800경기가 넘는다는 것을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 1, 2년 잘해서는 만들 수 없는 기록 아닌가. 10년, 20년 꾸준히 잘했기에 가능한 기록"이라며 "좋은 경기력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이 기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한편, 이동국은 전날 밤 아버지 이길남 씨와 대화한 이야기를 전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30년 넘게 '축구선수 이동국'과 함께하신 아빠도 은퇴하신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에 가슴이 찡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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