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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몸 푸는 청약가점 부자… 특공도 쉽지 않은 2030

입력 2020-10-26 06:00

올 서울 평균 청약가점 62.2점
로또 기대감에 고가점 통장 몰려
‘DMC SK뷰’ 등 만점자도 등장

20·30대 매물 잠김에 부담 늘어
생애 최초·신혼 ‘특공’ 늘렸지만
제한된 물량에 비율만 조정 ‘한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청약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로또 청약’ 기대감에 수백 대 1 경쟁률이 예사가 됐다. 청약 과열이 가점이 낮은 청년층에게 ‘패닉 바잉(가만있다간 집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에 구매를 서두르는 것)’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택형마다 수백 대 일 경쟁률

올해 분양한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은 단지는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과 서초구 서초동 ‘서초 자이르네’ 두 곳이다. 각각 평균 경쟁률 537.1대 1, 300.2대 1로 1순위에서 청약이 끝났다. 개별 주택형에서도 모두 청약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청약 경쟁이 이처럼 치열해진 건 분양 차익에 대한 기대감에서다. 두 단지 모두 주변 구축 아파트값보다 동일 면적 기준 5억~6억 원 저렴하게 분양했다. 분양 차익을 챙길 수 있는 ‘로또 청약’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를 누르면서 ‘로또 당첨금’이 더 커졌고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로또 분양에 몸 푸는 가점 부자들

그러잖아도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청약시장은 달아오르던 상황이었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 39곳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66.9대 1이다. 청약 경쟁률이 집계된 후 최고치다. 부동산 업계에선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우려가 시장을 달궜다고 분석한다.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 청약 결과는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방증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청약 당첨에 필요한 문턱도 높아졌다. 올해 서울 민간 아파트 1순위 청약 당첨자의 평균 청약 가점은 62.2점이다. 서울의 평균 가구인 3인 가구는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만점이더라도 14년은 내 집 없이 지내야 당첨권 평균이라는 뜻이다. 이마저 안심할 수 없는 게 강남권에선 당첨 커트라인이 70점대인 단지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현행 청약제에선 가구원이 5명이 안 되면 청약 가점이 70점을 넘길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은평구 수색동 ‘DMC SK뷰’·양천구 신월동 ‘신목동 파라곤’에선 청약 가점 만점자도 분양 경쟁에 뛰어들었다. 1년 반 동안 안 나오던 가점 만점자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후엔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분양가 상한제로 로또 분양이 가시화하면서 가점 부자들이 묵혀뒀던 청약통장을 꺼내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2030, 매물 잠김에 부담 늘어

청약 커트라인이 높아지면 피해를 보는 건 20·30대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나 무주택 기간이 짧아 청약 가점이 낮은 이들은 점점 당첨권에서 멀어지고 있어서다. 상한제로 분양 차익이 커지면서 청약 당첨자와 탈락자 사이 잠재적 자산 격차가 커진다는 점도 문제다. 패닉 바잉, ‘청포자(청약 당첨을 포기한 자)’ 같은 신조어가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이 같은 난점을 해소하고자 민간 주택에도 생애 최초 특별공급을 도입하고,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소득 기준 등도 완화했다. 경쟁이 일부 완화될 수는 있지만 전체 분양 물량 대비 비율만 조정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안 하는 것보다는 기회가 늘어났다”면서도 “제한된 물량에서 비율만 조정하다 보니 특별공급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청약 문턱이 높아지면 매매시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끝내 청약 당첨 기회를 얻지 못하면 주택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매매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은 최장 10년 동안 전매가 제한되기 때문에 그러잖아도 귀한 새 아파트가 더 귀해질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로 전매가 제한되면 그 주변의 거래가 가능한 아파트는 그 희소성 때문에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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