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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중앙 VS 지방 정부 갈등 심화…코로나 방역조치 두고 ‘양보는 없다’

입력 2020-10-18 16:09

영국 정부 VS 맨체스터…“정부 지원 없으면 방역 강화 불가”
스페인 마드리드 법원, 정부 이동 제한 조치에 “기본권 침해” 비준 거부
독일 베를린 법원도 “술집 영업 제한은 자유 침해” 판결

▲영국 맨체스터에서 11일(현지시간) 한 행인이 마스크를 쓴 채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맨체스터/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맨체스터에서 11일(현지시간) 한 행인이 마스크를 쓴 채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맨체스터/로이터연합뉴스

유럽 대륙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이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강도 높은 방역 조치 시행을 두고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대립하는 일이 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주요국 사례를 전하며 “중앙집중식 방역 조치에 지방 정부가 저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은 중앙정부와 맨체스터시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만6171명으로, 4일 이후 1만 명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재확산을 잠재우기 위해 잉글랜드 전역에 코로나19 대응 3단계 시스템을 도입하며 지역별 감염률에 따라 등급을 정했다. ‘매우 높음’ 등급에 해당하는 지역은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 자제 명령이 내려지고 펍과 바는 사실상 영업이 금지된다. 야외 정원 등에서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맨체스터는 매우 높은 등급에 해당하지만, 앤디 버넘 맨체스터 시장이 방역 조치 시행을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다. 그는 “정부의 추가 지원 없이는 매우 높음 단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부 계획은 결함이 있고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앙정부가) 우리의 일자리와 가정, 사업, 경제를 모험에 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존슨 총리는 16일 성명을 내고 “합의에 도달할 수 없다면 맨체스터 병원을 보호하고 맨체스터 시민들의 삶을 구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참여해달라”고 촉구했다.

맨체스터와는 반대로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요구하는 지방 정부도 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15일 “런던에 ‘높음’ 등급의 방역 조치를 적용한다”며 “런던 시민을 보호하는 데 필요하다”고 밝혔다. 칸 시장은 존슨 총리가 3단계 방역 시스템을 내놓기 전부터 “강력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정부마다 요구사항이 다르니 중앙정부로서는 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페인 중앙정부도 비슷한 처지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2일 오후 10시부터 마드리드에 이동 제한 조치를 시행하려 했지만, 마드리드 고등법원이 해당 조치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비준을 거부했다. 결국, 스페인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나서야 이동 제한과 술집 영업시간 제한 등 방역 조치를 시행할 수 있었다. 스페인의 좌파 성향 중앙정부와 중도우파 성향인 마드리드 정부는 오랫동안 대립해온 터라 봉쇄 조치가 새로운 정치 갈등의 장이 된 것이다.

독일에선 베를린 법원이 중앙 정부의 식당과 술집 영업 제한은 부당한 조치라고 제동을 걸었다. 중앙 정부는 10일부터 오후 6~11시에는 술집과 식당의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역 조치를 시행했다. 그러자 베를린 법원은 16일 “해당 조치는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결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대도시에서 공공장소가 감염의 진앙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유럽 대륙은 지난주 신규 확진자 수가 70만 명에 달하며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앙으로 꼽혔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집계에 따르면 유럽 대륙 28개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7만80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4만9000명으로, 유럽은 미국마저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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