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코로나19 팬데믹의 시대, 더 소중해진 자연

입력 2020-10-13 05:00 수정 2020-10-1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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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운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

하루하루 확진자와 동선을 확인하는데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평범하고 일상적이었던 생활을 하지 못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아이러니하게 자연은 점차 회복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봄철 미세먼지는 크게 줄어들었고, 전 세계적으로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감소했다. 코로나19로 폐쇄된 브라질의 해변에서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매부리바다거북이 대규모로 부화를 했다는 기사가 전해진다. 이러한 변화는 인류가 활동을 멈추자 지구의 환경과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으며, 서식지를 떠났던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이 되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인류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은 야생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전파되는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우려와 그 원인인 야생동물에 혐오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사실 우리를 위기에 빠뜨린 것은 야생동물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 자신이라 할 수 있다. 무분별한 개발로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그들을 남획했던 것은 바로 인간이었다. 지금 겪고 있는 기후변화, 자연재해, 전염병들은 모두 우리들에게 근본적인 원인이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인간이 자연을 훼손한 결과가 팬데믹이라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재앙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우리나라 생태계의 보고인 국립공원도 코로나19에 따른 변화를 겪고 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볼 때 국립공원의 누적 탐방객은 약 18%의 감소를 보이고 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국립공원시설의 이용제한, 단체 탐방객과 외국인 탐방객이 줄어든 것 등이 주원인일 것이다. 어쩌면 이로 인해 국립공원의 자연도 의도하지 않은 회복의 시간을 갖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국립공원의 전체적인 탐방객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북한산·치악산 등 도시근교의 국립공원은 전년 대비 탐방객이 25%이상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코로나19로 오는 심리적 불안감과 우울함을 해소할 수 있는 탈출구의 하나가 국립공원, 즉 자연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잘 알고 있던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것, 그래서 자연 속에서 편안함과 안도감을 찾고 있다는 것, 그리고 자연이 인간을 치유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결국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여 일어난 재앙의 극복도 우리는 자연에서 찾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로 변화된 세상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서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우리가 계속해서 환경보호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자연생태계를 파괴하여 국립공원과 같은 야생동식물들의 보호지역이 줄어든다면 코로나19보다 더 끔찍한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함께하는 것처럼 국립공원을 탐방할 때는 '자연과의 거리두기'도 필요하다. 국립공원에서의 '자연과의 거리두기'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정상정복형태 탐방문화를 지양하고,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하며, 야생동식물에게 영향을 주거나 서식지를 훼손하는 행동을 자제하는 작은 실천을 의미한다. 이 작은 실천으로부터 우리는 영원히 우리를 치유해주는 국립공원이란 치료제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인간이 자연을 파괴한다면 자연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전염병과 자연재해를 통해 지속적으로 우리들을 시험할 것이다. 결국 우리와 후손들의 일상을 회복하고 팬데믹 시대를 종식시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국립공원 즉 우리의 자연을 보호하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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