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택배기사들 “코로나 숨은 영웅? 과로사할 판”

입력 2020-10-07 18:00

배송·분류업무 30% 더 늘어… 비대면 배송 분실땐 배상책임

“‘코로나의 숨은 영웅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다’, 이런 얘기를 해주시는 게 감사하죠. 고객께 몸이 불편해서 못 나갔는데 ‘택배 전해 줘서 고맙다’라는 얘기 들을 때면 저희도 보람차고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김별 전국택배노조 전주지역 지회장)

코로나19 언택트 시대. 대면 비중을 줄이는 것이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며 택배와 배달의 수요가 급증했다. ‘코로나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이유로 촘촘하게 짜인 한국 택배 서비스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촘촘한 배송망을 유지하기 위해 택배·배달 노동자들은 추가 업무를 감당해야 했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9월 10일 발표한 ‘택배 노동자 과로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배송 업무는 26.8%, 택배 기사들이 담당해온 분류 업무는 35.8% 증가했다. 1~8월 늘어난 업무로 인해 과로사한 택배기사도 7명에 달했다.

김광석 전국택배노조 대구·경북 지부장은 “코로나19 이후 현장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말들이 있다”며 “‘코로나로 죽는 게 아니라 과로사로 죽겠다’고 말하곤 한다”고 말했다.

배달 노동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 4년째 배달업에 종사 중이라는 A(50) 씨는 “배달도 늘고 하니까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과속하게 된다”며 “그러다 발생하는 사고들이 제일 걱정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8월 이륜차 교통사고는 전년 대비 1.0% 증가, 특히 사망사고가 6.3% 증가했다.

택배·배달 노동자들은 코로나19로 마음 졸일 일이 많아졌다고 털어놓았다.

자영업을 거쳐 6년째 배달업에 종사 중이라는 B 씨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처럼 확진자가 많이 나온 지역은 아무래도 피하게 된다”며 “원래는 언덕배기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고층 건물을 꺼렸다면 이제는 확진자가 나온 지역들을 살피게 된다”고 말했다.

라이더들과 달리 택배 노동자들은 기피 지역이 생겨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배송을 완료해야 한다.

김광석 지부장은 “자가격리하시는 분들이 필요한 물품을 택배로 주문하는 때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 대한 지침이 없어 그냥 배송을 완료해야 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택배와 배달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를 접촉하고 인구 밀집 지역을 방문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뚜렷한 방안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택배·배달 노동자들과 고객이 대면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집 앞에 택배 두고 가기, 배달 음식 선결제 등이 활성화하고 있다. 하지만 택배·배달 노동자들은 비대면 배달 상황에서 발생하는 분실에 관해 기사들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별 지회장은 “비대면 배송으로 문 앞에 물건을 두고 가는데 고객이 물건이 없어졌다고 하면 택배기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관련 문제의 책임 소재가 명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은 “감염병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면 노동자도 소비자도 보호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현 상황에서는 노동자에게만 전염병 예방 책임이 전가되는 부분이 있는데 누군가만 피해를 보는 시스템이 굳어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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