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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국민연금’ 노후가 불안하다](上) 운용역 ‘집단 대마’에 모럴해저드... 국민연금 기강해이 원인은 무엇일까

입력 2020-09-25 10:14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사진=뉴시스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사진=뉴시스
750조 원에 달하는 국민 노후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역들이 대마초를 흡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잊을만하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기강 해이 문제를 거론케 하는 사건이 지속 발생 되면서 국민연금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가 심각하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경력직들의 낮은 소속감, 본사의 위치 및 환경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수장이 ‘쇄신’을 언급한 만큼 구성원 교육과 원인 파악 등을 통해 비정상적인 조직의 문제를 이번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한다.

23일 전북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 따르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책임운용역 A씨와 전임운용역 B씨 등 3명의 소변이나 모발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7월 대마초 투약 혐의를 받는 이들 직원을 자체 적발해 업무에서 즉시 배제하고 관할 경찰서에 고발 조치했다. 기금운용본부 직원의 기강해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직원들이 증권사와 결탁해 불공정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 기금운용본부의 핵심 보직자 상당수가 교체됐고 2013년 기금운용본부 직원이 자산운용사 대표에게 중기자산배분 내용을 담은 계획서를 유출해 징계를 받기도 했다. 2017년 기금운용본부 퇴직예정자 3명이 프로젝트 투자 자료 등 투자 기밀정보를 외부로 전송했다가 적발됐으며, 2018년에는 기금운용본부 직원 100여명이 5년 동안 해외 위탁운용사로부터 8억5000만 원을 지원받아 해외 연수에 다녀온 사실이 적발됐다.

◇기강해이의 ‘원인’ 무엇인가=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우선 사기 저하 환경과 경력직들의 낮은 소속감 등을 지적했다. 대부분의 인력이 경력직인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역들이 소속감을 갖고 일하기 힘든 분위기로 알려졌다. 이는 사기 저하로도 이어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세계 4대 연금 규모지만 이 자금을 굴리는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을 수 있는 체계가 없다”면서 “국민연금 운용역이라는 자부심도 덜하고 소속감도 못느끼다보니 해당 직책을 단순히 경력 점프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연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수익률이나 선관의 의무 등 책임과 의무는 많지만 그에 비해 요구하는 희생이나 들이대는 잣대는 엄격하다”며 “공기관의 직원이면서도 운용역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주라는 본사 위치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관할부처인 복지부는 세종시에 있고, 주요논의 대상처들은 여의도에 있어 비효율적인데다 주변 인프라도 열악하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운용역들이 서울에서 민간 기업에 있다가 전주에 내려와서 환경의 변화를 적응하기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안효준 CIO는 내달 임기 만기… 신임 김용진 이사장 어떻게 쇄신할까= 지난달 31일 임명된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이번 사건으로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는 이번 일에 대해 “근본적인 쇄신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에 옮기겠다”며 “국민의 소중한 연금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그 책임에 걸맞은 윤리, 투명 경영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최고의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로인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도 향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CIO)의 임기도 10월 만료를 앞두고 있어 그의 거취에 따라서도 기금운용본부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안 본부장은 비교적 큰 잡음 없이 기금운용본부 조직을 이끌어왔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 안 본부장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어 연임에도 이번 사건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재발 방지를 위해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쇄신책을 마련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우수한 운용역들을 유지하고 선발하려면 환경적 요소에서도 누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직원들이 환경 차이에서 힘들어하는 부분들을 파악해 개선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국민연금 운용역으로서의 역할과 미션을 정확히 구성원들에게 교육시키고 애로점을 청취해 문제가 되는 부분을 개선하는데 집중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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