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투자자 입장에서 손익계산서 보는 법

입력 2020-09-16 13:56 수정 2020-09-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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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흠 회계사

우리는 기업의 연매출이 얼마인지, 어느 정도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전기 대비 증가추세 인지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손익계산서를 본다. 그러나 이 정도만 보고 끝내서는 안 된다. 이 이상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투자에서도 성공확률이 올라간다.

손익계산서도 재무상태표 만큼이나 길고 복잡한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윗단, 아랫단으로 나누어서 보는 게 좋다. 원칙적으로 영업이익 윗단이 중요하다. 회사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매출원가와 판매비와 관리비를 얼마 정도 쓰고 어느 정도의 영업이익을 남길 수 있는가를 먼저 봐야 한다. 물론 매출액이 증가하면 좋은데 영업이익도 같이 늘어나야 의미가 있다. 수익은 늘어나고 있는데, 비용이 더 늘어나서 오히려 영업이익이 줄거나 영업적자가 나오는 그림은 좋지 않다. 일단 영업이익 윗단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아랫단을 훑어보는 게 좋다. 그리고 영업이익 아랫단에 특별히 중요한 숫자가 없으면 영업이익 윗단까지만 분석하고 끝내도 된다.

매출액은 판매가격(P) X 판매량(Q)이다. 재화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제조업과 사와서 판매하는 도·소매업뿐만 아니라 대부분 서비스업도 이 공식 적용이 가능하다. 통신사는 1인당 요금 X 가입자 수, 항공사는 1인당 항공권 가격 X 탑승자 수, 카지노는 1인당 잃고 가는 돈 X 입장객 수이다. 기업 대 기업(B2B)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수주를 하는 건설·조선업 등 몇몇 업종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이 공식 적용이 가능하다.

회사의 매출액이 늘어나려면 판매량(Q)이 증가하던지, 판매가격(P)을 올리든지 해야 한다. 물론 둘 다 늘어나면 금상첨화다. 업황이 안 좋아서 판매량이 감소하더라도 판매가격(P)을 올릴 수 있다면 다행이고 판매가격을 올리는 게 자유롭지 못하다면 판매량이라도 늘어나야 한다. 둘 다 감소한다면 실적 악화는 불 보듯 뻔할 것이다. 판매가격을 올린다는 것은 회사가 나름대로 가격 결정권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두꺼운 진입장벽을 친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은 판매가격 올리는 게 어렵지 않다.

매출원가와 판매비와 관리비는 묶어서 분석하는 게 효율적이다. 재무제표 주석에서 ‘비용의 성격별 분류’라는 주석사항을 보면 연간 발생하는 매출원가와 판매비와 관리비를 비용 성격 별로 잘 정리해 놓았다. 예를 들면 연간 발생하는 원재료비, 인건비, 감가상각비, 임차료, 판매수수료가 어느 정도인지 이 주석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원재료비와 판매수수료는 매출액에 비례해서 발생하는 변동비 성격이다. 인건비, 감가상각비, 임차료 등은 매출액 증감에 비례하지 않는 고정비이다. 변동비 비중이 큰 식음료, 화학, 정유회사는 제품 판매가격과 원재료비의 차이가 벌어져야 이익이 극대화된다. 즉 판매가격을 올리던 지 원재료 가격이 내려가야 한다. 고정비 비중이 큰 반도체, 유통 및 여행 관련 업종은 판매량이 증가해야 영업이익도 많이 늘어난다. 반면 요즘처럼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할 때에는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기업의 손익구조를 먼저 파악하고 있어야 산업과 회사의 사업 관련해 여러 정보를 이용해서 이익 극대화가 가능할지 예상할 수 있다.

영업이익 아랫단은 금융수익과 비용 그리고 영업과 관련 없는 기타수익, 비용이 포진한다.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은 차입금이 많을 테니 금융비용이 클 것이고 돈을 잘 버는 기업은 금융자산을 많이 갖고 있을 테니 금융수익이 클 것이다.

기타수익, 비용은 영업이익 윗단보다 중요성이 떨어지지만 만약에 반복적으로 큰 숫자가 발생한다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주로 외화 관련 손익이 이에 해당한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은 외화 채무 부담에 따라 외화 관련 손실이 발생하고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외화 채권 비중이 커서 외화 관련 이익이 생긴다. 주로 항공, 해운, 상사 업종의 외화 관련 손익이 큰 편인데 때에 따라서는 영업이익을 초과할 정도로 중요하다.

이렇게 손익에 대한 분석이 끝났다면 그다음은 현금흐름표 차례다. 손익계산서는 한 해 동안 발생한 수익과 비용을 보여준다. 회사가 정말 돈을 벌고 있는지, 또는 잉여현금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벌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현금흐름표를 봐야 한다. 이는 다음 회에서 다룰 예정이다.

박동흠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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