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스가시대 개막-특별기고] 한일 외교관계를 생각한다

입력 2020-09-14 17:44 수정 2020-09-1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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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특별 기고…한일 간 코로나 대책 협력 우호관계 증진에 큰 도움·한국에 대한 견해 아베와 같지만 대화 나설 가능성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정치학 전공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정치학 전공
14일 일본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압도적인 득표로 신임 총재로 선출됐다. 16일 임시국회가 열리면 스가는 아베 신조의 뒤를 이어 새 총리로 지명된다.

스가가 새 총리가 되면 가장 먼저 실시하겠다고 주장해 온 것이 철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이다. 아베 정권은 코로나19 감염을 판정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을 관리하지 못했다. 그 요인으로는 의료시스템 미비와 의료진의 고집이 있었다. 스가는 총리가 되면 이런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코로나19 대책은 한국, 일본을 막론하고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한일 간에서 코로나19 대책 차원에서 협력 체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호관계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전망할 수 있는 이유는 스가가 이번 총재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디지털청’을 신설한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한국 방역시스템에서는 전자카드나 휴대폰 전화번호 등으로 사람의 동선을 추적할 수 있지만, 일본은 그렇게 못 한다. 일본에는 주민등록번호 제도가 없어서 개인정보 수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은 ‘MY NUMBER’로 불리는 제도로 개인에 고유번호를 부여하면서 문제점을 조금씩 개선해 왔다. 그러나 MY NUMBER를 만드는 것은 강제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다. 그런데 디지털청을 창설하면 일본은 전자정부화가 가속화할 것이고 MY NUMBER 제도도 법적으로 정비될 것이다. 이런 전자정부 분야에서 한국의 경험이 일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한일 간의 협력이 가능해진다고 본다.

스가는 외교적 경험이 많지 않으므로 외교에서는 아베 총리의 도움을 받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안보 측면에서는 “미·일 관계를 중심축으로 하면서 중국이나 한국과도 대화해 나가겠다”며 한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강제징용자 판결 문제에 대해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서 모두 끝났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의 관방장관 시절 한국에 대한 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스가는 2018년 1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잘못된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라고 지적한 데 대해 “한국 측이 추가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전혀 수용할 수 없다. 합의의 착실한 실행이 양국에 요구되고 있다”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책임지고 합의를 유지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이 강제징용자에 대한 배상 명령을 내린 지 1주년을 맞은 것에 대해 “한국에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할 것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며 “판결 후 1년이 지나도 한국 측이 이에 응하지 않아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2020년 1월 7일 스가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일본에 수출관리 강화 조치 철회를 촉구한 데 대해 “코멘트를 자제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 전반에 대해서는 “제반 현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어떤 변화도 없다. 계속 한국 측에 현명한 대응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6월 19일 스가는 한국 정부가 일본이 수출규제를 철회하지 않는 것을 비난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에 분쟁처리소위원회(패널) 설치요청서를 제출한 사실에 대해 “한국 측의 일방적인 대응은 한일 양측이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하기로 약속한 수출관리 정책 대화에서의 합의를 깰 우려가 있다. 매우 유감스럽다”며 “한일 관계는 계속 어려운 상황에 있으며 앞으로도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같은 스가 총재의 한국에 대한 그동안의 언행을 볼 때 그는 항상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해 온 사실을 알 수 있다. 스가의 주장은 한 마디로 ‘일본 측에는 잘못이 없고 한국 측이 잘못 움직이고 있으므로 사태를 해결해야 할 것은 한국 측’이라는 견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아베의 견해 그대로다.

다만 스가는 아소 다로 부총리처럼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언급한 적은 없다. 오히려 한국과의 대화를 강조해 온 측면이 있다. 그러므로 스가는 한일 관계의 현안들을 풀기 위해 한국 측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변수는 스가 정권에 장관으로 극우파가 대거 등용되거나 아소가 부총리 겸 재무상으로 유임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스가 신임 총리 주변에서 한국에 대한 강경 발언이 나올 것이고 양국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스가 정권은 시기를 보면서 올해 안에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회 해산, 조기 총선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 그 후에 스가가 다시 총리로 선출되면 그는 자신의 특색을 충분히 낼 수 있는 내각을 구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가의 특색은 물밑 사전교섭과 정책적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정치 스타일이다. 한국은 그의 정치 스타일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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