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시대 쇼핑 패러다임 바꾸는 ‘라방’...유통도, 포털도 다 뛰어든다

입력 2020-09-14 16:12 수정 2020-09-1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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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잡기 위해 필수…이커머스부터 포털ㆍ전통 유통업체까지 속속 가세…관련 규제 필요성도 제기돼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거래가 뉴노멀로 자리잡으면서 새롭게 떠오른 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라방'이라 불리는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을 뜻한다. 특히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MZ세대를 잡기 위해서는 이 채널의 구축이 필수다. 취급 상품도 김치부터 구찌ㆍ디올 등 명품까지 전방위적이다. 이 때문에 티몬, 11번가 등 이커머스는 물론, 플랫폼을 보유한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 기업, 신세계, 롯데 등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까지 일제히 시장에 뛰어들면서 판이 커지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는 판매자가 방송을 통해 제품 상세 정보를 소개하면 시청자들이 방송과 댓글로 얻은 정보로 구매를 결정하고 방송 창에서 바로 '구매하기' 버튼을 눌러 제품을 살 수 있다. 말 그대로 빅블러(Big Blur, 경계융화가 일어나는 현상)다. 사는 자와 파는 자, 만질수 있는 것(제품)과 만질수 없는 것(서비스)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오프라인 유통과 이커머스의 경계를 넘어 미디어와 쇼핑, 유통업과 IT 업종의 경계마저 허물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온라인(언택트) 소비로 쇼핑 주도권이 넘어가는 가운데 언택트 쇼핑 중에서도 라방이 쇼핑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모양새다.

쇼핑 주도권이 급속히 라방으로 옮아가자 전통 유통업체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특히나 상반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수익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자회사인 커머스 전문 콘텐츠 제작사 마인드마크가 지난 7일 스튜디오329 지분 55.13%(16만7962주)를 45억2000만 원에 현금 취득했다고 14일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조만간 화장품 전문점인 '시코르'의 라이브 방송을 준비 중”이라면서 “당사에 콘텐츠 자체 인력이 없는 가운데 이커머스와 문화 콘텐츠와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라이브커머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라이브커머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오프라인 유통 최강자인 롯데쇼핑은 지난 7월 롯데온의 라이브 커머스 ‘온 라이브(ONLIVE)’을 론칭했다. 롯데온 앱과 인스타그램 롯데온 공식 계정에서 시청할 수 있다. ‘온 라이브’에서는 입점 셀러 상품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롭스 등의 다양한 상품이 소개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언택트 비즈니스 모델 활성화 및 MZ 세대를 겨냥해 라방을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갤러리아는 첫 라방 브랜드로 ‘오프화이트’를 선정하고 16일 저녁 9시 방송을 내보낸다. 오프화이트는 현재 MZ 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다. SNS 팔로워 181만 명을 보유한 패션 톱 모델 ‘아이린’이 출연해 상품을 소개한다.

라방은 이커머스업계가 먼저 뛰어들었다. 업계 원조로 꼽히는 티몬은 2017년부터 TV홈쇼핑과 유사한 '티비온 라이브' 서비스를 운영해왔으며 11번가, 위메프 등도 활발하게 라방을 선보이고 있다.

위메프가 지난달 26일 내보낸 먹방 크리에이터 입짧은햇님과 소상공인협동조합 우수 제품을 시식하는 라방 '어디까지 팔아봤니 시즌 2'는 오후 10시부터 90분 동안 판매 수량 6만5000개를 넘어섰다. 분당 722개, 초당 12개꼴로 팔린 셈이다. 매출은 방송 중에만 3억 원을 돌파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도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최근 자회사 스노우가 운영하던 서비스 '잼라이브' 인수를 결정했다. 잼라이브는 2018년 2월 생방송 온라인 퀴즈쇼 서비스로 시작해 지난해부터 생방송 쇼핑 플랫폼인 '라이브 커머스'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네이버는 향후 잼라이브를 자사의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와 결합해 시너지를 노릴 방침이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무기로 하는 카카오도 라방 성장세가 가파르다. 카카오커머스의 카카오쇼핑라이브는 5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100일 만에 누적 시청횟수가 500만회를 넘어설 정도다. 카카오쇼핑라이브 톡채널 친구 수는 100만 명에 달한다. 첫 라이브를 패션 상품으로 시작한 카카오커머스는 육아용품과 건강식품 등으로 판매 상품을 늘리고 있다.

다만 라방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규제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라이브 커머스는 유사한 형태의 채널인 TV홈쇼핑에 비해 규제에서 자유롭다. 또한, 대다수 사업자가 통신판매업자가 아닌 중개업자로 분류된다는 점도 라이브 커머스의 특징이다. 이는 소비자가 피해를 볼 경우 판매자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동덕여대 교수)은 "라이브 커머스는 향후 주요 온라인 판매망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규제 측면에서 엄격히 대처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 보호와 관련 라이브 커머스의 주체가 책임을 명확히 공시하고, 나아가 신고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용어 설명>

라이브 커머스 :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며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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