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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몫챙기자는 ‘개미’, 유혹하는 증권가

입력 2020-09-14 05:30

지난달 주식시장 회전율 32.4%, 연중최고…증권사 개인투자자 유치 경쟁

그 동안 시장에서 변방에 위치해 있던 개미군단이 시장을 흔들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행보에 속절없이 무너지던 기존의 모습에서 벗어나 시장을 주도하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이다. 이에 증권가도 수수료 인하 등으로 개미 모시기에 나서며 달라진 지위를 보여주고 있다.

◇8월 바이오로 역대급 단타친 개미군단 =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코스피, 코스닥 시장 회전율은 32.4%에 달해 연중 가장 높은 수치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12.1%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약 세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주식시장에서 회전율은 일정 기간 주식이 얼마나 거래됐는지를 나타낸다. 높은 회전율은 활발한 주식 매매를 의미한다. 최근 상승장에서 단타매매가 성행한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올해 들어 주식시장 내 회전율은 매달 증가하고 있다. 코스피, 코스닥을 합친 국내 증시 회전율은 1월 13.8%로 시작해 6월부턴 30%대로 대폭 늘어나 지속적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로 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피 시장도 손바뀜이 활발했다. 8월 코스피 시장 회전율은 20.3%로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7.6%) 대비 13.6%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8월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 외국인은 각각 3조5600억 원, 2조8500억 원 팔아치웠지만 개인이 6조1700억 원 사들이며 기관과 외국인이 내놓은 물량을 대부분 받아 냈다. 실제 지난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2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3조 원 가량 늘었는데, 변동폭이 개인 자금 유입 규모와 비슷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달 코스피 내 개인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1조4300억 원이고, 전월 대비 2조 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 참여도가 높은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보다 5배 더 높은 회전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코스닥 시장 회전율은 94%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코스닥 시장 회전율(40.7%)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8월 코스닥 시장 하루평균 거래대금도 14조1800억 원 규모로 훌쩍 불어났다. 이중 개인 투자자의 거래 대금이 13조1200억 원을 기록해 시장 대부분을 차지했다.

회전율이 높은 종목은 코로나19 이후 변동폭이 커진 제약-바이오 업종에 집중됐다. 지난달 일신바이오 회전율은 1547.63%를 기록하며 가장 손바뀜이 잦은 종목으로 꼽혔다. 한달 간 주가가 113.51% 급등하면서 거래량도 폭발했다.

이어 YBM넷, 웰크론, GH신소재, 우리들제약, 메가엠디, 우정바이오 등도 1000%가 넘는 회전율을 기록했다. 해당 기업들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교육, 음압병실, 진단키트 등 수혜 관련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이다. 이중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종목은 우리들제약이 유일하다.

이어 회전율 상위 종목에는 케이엠제약, 유리들휴브레인, 켐온, 시노펙스, 진원생명과학, 제넨바이오 등 제약-바이오 기업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잦은 주식거래로 이어진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주식 매매를 게임처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크게 늘었다”며 “종목 회전율이 높을수록 인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장기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단타매매가 높은 수익률로 이어지긴 힘들다”고 조언했다.

◇“개미잡아라”···수수료 낮추며 개미 유혹하는 증권가 = 이처럼 개미들이 대거 증시에 뛰어들자, 증권사들은 최근 신규 수익원으로 떠오른 IB 부문 등이 어려움을 겪는 중에도 짭짤한 수수료 수익으로 실적을 떠받치고 있다.

특히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까지 대거 진출하며 ‘서학개미’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고 있는데 해외 주식 수수료는 국내 증시 수수료보다 최고 10배 가량 높아 증권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국내주식은 거래세가 0.3%, 수수료는 무료~0.015% 정도인데 반해 해외주식은 통상적으로 0.25~0.5% 수준에 환전 수수료 0.3%, 기타 비용 0.2% 정도가 추가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올 상반기 해외 주식 수수료는 222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56억원 대비 194.1% 늘었다. 지난 2분기 해외 주식 수수료만 1246억 원으로 1분기 977억 원에 비해서도 27.5% 증가했다.

이같은 상황에 증권업계는 개미들의 증시 유입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여기에는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주요 기관들이 선봉에 섰다.

지난 10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은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워진 경제 여건을 고려해 14일부터 올해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거래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청산 결제 수수료를 포함해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장내파생상품시장에 상장된 모든 상품의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고 예탁원은 증권회사 수수료를 면제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면제 혜택이 모든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증권회사 등 회원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증권은 14일부터 고객에게 부과되는 거래 수수료에 이를 반영할 예정이다. KB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다른 증권사들도 검토에 들어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각 증권사들은 최소수수료 폐지와 함께 최근 해외주식 거래수수료 재인하에 돌입하며 개미 투자자들의 부담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미 상반기에 한 차례 경쟁이 벌어져 2018년 0.3~0.5% 수준이던 해외주식 거래수수료는 0.2~0.25% 수준까지 낮아졌다. 최근에는 대형증권사들이 수수료 추가 인하를 결정하면서 0.1%선까지 내려왔다.

KB증권은 지난 1일부터 미국, 중국, 홍콩, 일본 주식의 온라인 수수료를 0.07%로 낮췄고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도 비대면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0.09%의 해외주식 수수료를 연말까지 적용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경쟁 심화로 실적 하락의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될 경우 장기적으로 파이가 커지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며 “대형사들이 적극 나서는 만큼 중소형사들까지 전반적인 인하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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