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배달'에 '컨시어지 서비스'까지…콧대 높던 백화점의 생존 전략

입력 2020-08-27 14:42 수정 2020-08-27 15:0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코로나19 이후 패션 매출 직격탄에 고육지책…어플 활성화로 온라인몰 고객 유입도 기대

(사진제공=갤러리아)
(사진제공=갤러리아)

명품과 사치품 판매의 대명사 백화점들이 식당가 맛집 배달 서비스까지 나서며 콧대를 낮추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패턴 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업 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맛집 마케팅은 오프라인 점포의 홍보 효과와 함께 자체 온라인몰로의 고객 유입을 노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 식품관 고메이 494는 생활밀착형 O2O 서비스 스타트업인 ‘달리자’와 함께 9월 1일부터 프리미엄 컨시어지 서비스 ‘김집사블랙’을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김집사블랙’은 업계에서 기존에 시행하고 있는 배달 서비스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실시간 마켓 장보기 △전문 인력 배치 △김집사 컨시어지 서비스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다.

‘마켓 장보기 서비스’를 통해 식품관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식재료와 고메이494에 입점한 주요 맛집 음식을 배달한다. 최근 아파트 거주 고객의 구매 상품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수요가 많은 주요 100개 품목을 선정해 제안한다. 또한 고메이 494에 입점한 다양한 맛집의 테이크아웃 음식도 집에서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다.

서비스 대상은 갤러리아 명품관 주변 1.5㎞ 내 아파트에 거주하는 고객이며, 오전 10시 30분부터 평일 기준 오후 8시까지 ‘김집사’의 모바일 앱을 통해 주문하면 1시간 내에 배달을 완료한다. 갤러리아 측은 “3개월간의 파일럿 테스트 후 추후 고객 반응에 따라 서비스 지역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컨시어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고객은 직원과의 실시간 1:1 채팅을 통해 고기 두께, 굽기 정도까지 요청할 수 있으며, 백화점 외부 약국 방문, 세탁물 픽업 등 필요한 심부름이 있으면 세부사항을 추가로 요청할 수 있다. 마켓 장보기 서비스는 건당 5000원으로, 5만 원 이상 주문 시 배송비는 무료다. 마켓 주문 시 맛집 배달 서비스 1건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이보다 앞서 업계 최초로 식당가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이 업체는 지난달 백화점 내 전문 식당가와 베이커리 등 매장에서 방금 조리한 요리를 인근 지역에 배달하는 ‘바로투홈’ 서비스를 내놨다. 현재 대상은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 인근 4~5㎞다.

갤러리아와 다른 점은 현대백화점 자체 앱으로 주문을 받는다는 점이다. 배달은 배달업체 ‘바로고’가 담당해 여러 식당의 음식을 한번에 결제하고 배달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식품관에서 파는 신선식품과 전국 맛집 메뉴를 가공한 가정간편식 새벽배송도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 점포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콧대 높던 백화점들이 눈을 낮춰 맛집 배달 서비스에 뛰어든 것은 실적 부진을 메꾸기 위해서다. 온라인으로 소비 패턴 변화에 이어 코로나19 직격탄은 언택트 소비에 기름을 부었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의류 부문은 이커머스의 침공에 2016년 42.9%에서 올 상반기 30.5%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명품과 리빙이 떠받치고 있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올 상반기 매출은 14.2% 급락했다.

언택트 소비를 등에 업고 이커머스 업체들이 패션에 이어 명품 시장까지 잠식해오자 백화점들은 입점 식당을 차별화 전략의 핵심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집객 효과를 위해 점포에 유명 맛집을 유치했다면, 언택트 소비가 대세로 떠오른 지금 식당가 배달서비스는 백화점 회원가입이나 앱을 활성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떠오른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당가 배달은 고객 편의 서비스일 뿐이지만 힘들이지 않고 어느 정도 매출을 방어할 수 있는 데다 온라인 쇼핑몰까지 활성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아일릿 카피 때문" 민희진 주장 반박한 하이브 CEO…전사 이메일 돌렸다
  • 임영웅·아이유·손흥민…'억' 소리 나는 스타마케팅의 '명암' [이슈크래커]
  • 중소기업 안 가는 이유요?…"대기업과 월급 2배 차이라서" [데이터클립]
  • 법무부, ‘통장 잔고 위조’ 尹대통령 장모 가석방 보류
  • 윤보미·라도, 8년 열애 인정…"자세한 내용은 사생활 영역"
  • 단독 ‘70兆’ 잠수함 사업 가시화…캐나다 사절단, K-방산 찾았다
  • 단독 삼성전자 엄대현 법무실 부사장, 이례적 ‘원포인트’ 사장 승진
  • U-23 아시안컵 8강 윤곽…황선홍 vs 신태용 ‘운명의 대결’
  • 오늘의 상승종목

  • 04.2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203,000
    • +0.52%
    • 이더리움
    • 4,658,000
    • +0.91%
    • 비트코인 캐시
    • 739,500
    • +0.68%
    • 리플
    • 791
    • +2.2%
    • 솔라나
    • 229,500
    • +3.8%
    • 에이다
    • 735
    • -0.81%
    • 이오스
    • 1,209
    • +0.92%
    • 트론
    • 163
    • +1.24%
    • 스텔라루멘
    • 16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104,600
    • +1.06%
    • 체인링크
    • 22,070
    • -0.27%
    • 샌드박스
    • 710
    • +0.7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