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심속 '미운 오리' 버스차고지… 복합개발 훈풍에 '백조' 되나

입력 2020-08-31 06:20 수정 2020-08-3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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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8-30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중랑구, 면목동 차고지 복합화 시동…송파ㆍ강동구 등 행복주택 조성 추진

서울 곳곳에서 차고지 개발사업이 추진된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선 개발로 사업지 일대가 도심 속 '미운 오리 새끼'가 환골탈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돈다.

서울 중랑구는 최근 '자동차 정류장 복합개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관내 면목동에 있는 버스 차고지를 통합ㆍ이전하고 그 자리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현재 면목동엔 북부운수가 버스 차고지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 버스차고지 개발 검토지 위치도. (출처=중랑구)
▲서울 중랑구 면목동 버스차고지 개발 검토지 위치도. (출처=중랑구)

◇지하 주차공간ㆍ상부 공원 조성 등 검토

중랑구는 지상 차고지를 비우는 대신 그 지하를 버스뿐 아니라 일반 주민까지 이용할 수 있는 주차 공간 등으로 개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랑구 관계자는 "확정된 게 아니고 용역을 거쳐봐야겠지만 차고지를 옮긴 후 그 지하를 주차장으로 개발하면 주차난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고지가 옮겨간 빈 땅도 개발 잠재력이 크다. 중랑구는 상부 공간을 공원 등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중랑구 측은 "주택으로 개발할지 상업시설로 개발할지 사전에 얘기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차고지 공간을 복합적ㆍ입체적으로 개발하려 한다"고 했다.

최근 면목동 일대엔 새 아파트가 늘면서 주차난이 가중될 뿐 아니라 개발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차고지 인근 면목4동 주민센터가 문화시설과 근린생활시설, 임대주택 등을 함께 갖춘 행정복합타운으로 조성되면서 개발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랑구도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차고지 개발을 추진했다.

서울에서 차고지 복합 개발을 추진하는 건 중랑구뿐만 아니다. 서울시는 2018년 '8만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하며 차고지 등 도심 유휴시설을 콤팩트시티, 즉 복합 주거단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동구 강일동 버스차고지 복합화 시설 조감도. (자료 제공=서울시)
▲서울 강동구 강일동 버스차고지 복합화 시설 조감도. (자료 제공=서울시)

송파구 장지동과 강동구 강일동에선 이미 콤팩트시티 설계까지 나왔다. 버스 차고지를 지하화하는 대신 그 위를 숲으로 덮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을 짓는다는 게 서울시 등 구상이다. 장지동엔 행복주택 758가구, 강일동엔 945가구가 들어선다. 행복주택 저층부엔 입주자와 버스산업 종사자, 지역 주민을 위한 도서관과 돌봄 카페, 체육시설, 창업지원센터 등이 들어선다. 사업을 주도하는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2024년 입주를 목표로 잡고 있다.

최근 지자체에서 차고지 개발에 눈독을 들이는 건 도심 내에서 개발 가능한 땅이 부족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차고지가 애물단지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차고지 주변에선 차고지가 교통 체증과 소음, 매연을 유발하고 교통사고 위험도 높인다며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차고지를 주택이나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으로 개발하면 미운 오리 새끼를 한꺼번에 백조로 바꿀 수 있다.

◇대체부지 마련ㆍ안전성 확보는 과제

워낙 주민 반대가 심하다 보니 차고지 조성사업이 첫 삽을 뜨기도 전에 방향을 트는 일도 있다. 서울시는 애초 강서구 '마곡 도시개발구역(마곡지구)' 북서 측 2만2750㎡를 택시 차고지로 활용하려 했다. 임시로 차고지 시설까지 유치했지만 주민 반발이 거센 데다 토지 경매가 유찰되면서 오랫동안 빈 땅으로 남아 있었다. 이달 초 정부와 서울시는 이 땅에 차고지 대신 택지를 조성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차고지 개발이 순탄하기만 한 건 아니다. 당장 땅을 내줘야 하는 운수업체 등에 대체 부지를 마련해줘야 한다. 차고지가 운수업체 사유지면 상황은 더 복잡하다. 중랑구 측에서도 "면목동 차고지 개발을 검토하면서 운수업체와의 협의나 대체 부지 제공 계획은 아직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한광야 동국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서울과 비슷한 역사와 규모를 갖춘 도시와 비교할 때 서울이 복합개발을 추진하는 건 이상한 방향이 아니다"라면서도 "여러 시설을 복합화하는 만큼 주거시설이나 인구 밀집시설엔 사업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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