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딩과 트렌드]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크라우드 펀딩 시장에 부는 '한국 전통' 트렌드 바람

입력 2020-08-19 17:19 수정 2020-09-0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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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크라우드 펀딩(Cloud funding).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크라우드 펀딩은 가장 최신의 소비·문화 트렌드를 잘 보여줍니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고자 합니다.

▲조선시대 궁궐 어좌 뒤편에 놓았던 '일월오봉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파우치다.  (사진제공=미미달)
▲조선시대 궁궐 어좌 뒤편에 놓았던 '일월오봉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파우치다. (사진제공=미미달)

K-POP, K-드라마, K-바이오 등. 올 한해 가장 많이 활용된 접미사는 아마 'K'일 것이다. 다양한 단어 앞에 붙는 'K'를 통해 우리 문화와 상품에 대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자부심은 지금 이 시대의 상품에만 끝나지 않고, 역사와 전통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통'은 재해석 되며 또 하나의 소비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우리 전통 문양을 아름답게 재해석한 제품들이 많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자개 투명 여권케이스'다. 와디즈에서 두 번의 펀딩 동안 목표 금액의 3164%(6329만9500원)를 달성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자개 여권 케이스'는 대한제국 국장 오얏꽃 문양과 예부터 사랑받아온 모란 문양 두 가지로 제작됐다. (사진제공=소해산)
▲'자개 여권 케이스'는 대한제국 국장 오얏꽃 문양과 예부터 사랑받아온 모란 문양 두 가지로 제작됐다. (사진제공=소해산)

자개 투명 여권 케이스를 제작한 소해산 측은 "'전통을 어떻게 하면 현대적인 한류로 널리 쓰이게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익숙하지만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지 않는 '자개' 공예를 실생활에서도 쓰는 데 중점을 뒀다.

▲옛 상상 속 동물 '천마'(왼쪽)와 '백호'(가운데), '해태'를 담은 '드림 캐처'다.  (사진제공=온고)
▲옛 상상 속 동물 '천마'(왼쪽)와 '백호'(가운데), '해태'를 담은 '드림 캐처'다. (사진제공=온고)

한국적인 모티브를 담은 드림캐처도 있다. 텀블벅에서 총 3번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목표 금액의 3530%(3904만1500원)를 달성했다. 천마·백호·해태 등 행운을 상징하는 옛 상상 속 동물을 담았다. 드림캐처 외에 키링과 배지도 있다. 천마는 경주 천마총의 천마도에 등장한 동물로, 명성과 출세를 상징한다. 백호는 사방신 중 하나로 서쪽을 지키는 영험한 동물이다. 해태는 화재나 재앙을 물리치는 신수(神獸)로 예부터 궁궐의 장식으로 활용됐다.

▲'고려청자 케이스'는 고려청자의 진수라 손꼽히는 국보 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사진제공=미미달)
▲'고려청자 케이스'는 고려청자의 진수라 손꼽히는 국보 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사진제공=미미달)

옛 그림 역시 영감의 대상이다. 와디즈와 텀블벅 두 플랫폼 모두에서 사랑을 받은 '일월오봉도' 파우치가 대표적이다. 일월오봉도 파우치는 와디즈에서만 총 목표 금액 1307%(1799만1500원)를 달성했다. 제품을 제작한 '미미달'은 올해 초 텀블벅에서 고려청자로부터 영감을 얻은 전자제품 케이스로 목표 금액의 3651%(1825만5500원)를 달성하기도 했다. 미미달 한상미 대표는 "외국인보다 한국인이 더 사랑하는 전통 제품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기획을 시작해 일상 속에서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을 목표로 했다"고 전했다.

▲조선시대 민간에서 사용된 부적들을 기록한 '잃어버린 조선의 부족들'은 일제강점기 식민사관에 의해 폄하된 부적의 가치를 되살리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사진제공=더쿠문고)
▲조선시대 민간에서 사용된 부적들을 기록한 '잃어버린 조선의 부족들'은 일제강점기 식민사관에 의해 폄하된 부적의 가치를 되살리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사진제공=더쿠문고)

전통 트렌드는 제품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옛이야기 역시 트렌디한 문화상품으로 소비되고 있다. 특히 텀블벅에서 옛이야기에 대한 니즈가 높다. 그중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독립출판 '더쿠문고'다.

더쿠문고는 2018년 펀딩 금액 약 1억4500만 원을 달성한 '동이귀괴물집'을 시작으로, 고문헌 속 한국 판타지 식물과 묘약 레시피를 정리한 '괴초록'(펀딩 목표 금액 2327%·4655만4000원 달성), 조선의 부적들을 정리한 '잃어버린 조선의 부적들'(펀딩 목표 금액 962%·962만5000원 달성)을 제작했다. 올해 1월에는 한국 전통 요소를 담은 게임북 '괴궁' 프로젝트로 목표 금액 396%(595만 원)를 달성했다.

▲한국 환타지 게임북 '괴궁'에 등장하는 괴물 중 하나인 강철이와 거구괴다. '괴궁'은 캐릭터를 육성하고 괴물과 싸우며 NPC를 만나는 보드 게임 형태의 게임북이다.  (사진제공=더쿠문고)
▲한국 환타지 게임북 '괴궁'에 등장하는 괴물 중 하나인 강철이와 거구괴다. '괴궁'은 캐릭터를 육성하고 괴물과 싸우며 NPC를 만나는 보드 게임 형태의 게임북이다. (사진제공=더쿠문고)

더쿠문고를 홀로 이끌어가고 있는 고성배 작가는 우리 오컬트·판타지에 대한 호기심에서 옛이야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평소 관심을 두던 오컬트 판타지 요소가 우리 문화에서는 접하기 어렵다는 아쉬움을 극복하고자 했다. 고 작가는 "우리나라 괴물들이 다른 나라 괴물들과 달리 사람을 돕는 인간적인 괴물"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우리 문화 원형은 대부분 서사 형태로 남아있다. 예를 들어, 체계적으로 정리된 일본의 신(神)과 달리 우리나라 괴물들은 대부분 이야기 형태로 전해진다. 고 작가는 어우야담(於于野譚)과 동시총화(東詩叢話) 같은 옛 문헌들을 참고했다. 어우야담은 조선 중기 유몽인이 편찬한 설화집으로, 당시 민간에서 전해지던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다. 동시총화는 작자 미상의 책으로, 편찬 연대조차 알 수 없지만 조선 말기의 시화를 기록한 책이다.

옛 문화 원형을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문화콘텐츠닷컴'이다. 시대별, 주제별로 우리 문화 원형이 아카이빙 돼 있다.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정리돼 옛 전통을 공부하고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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