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태희 서울게임아카데미 총감독 "프로게이머에 대한 인식 바뀌고 있다"

입력 2020-08-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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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어떻게 될래?’라고 물어봤을 때 똑부러지게 대답하는 학생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한태희 서울게임아카데미 프로게이머 총감독이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전한 말이다.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는 경로가 구체적이지 않다며, 프로게이머로 성장할 수 있는 등용문이 다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태희 총감독은 서울게임아카데미의 성장과 함께했다. 서울게임아카데미는 본래 프로게이머 육성을 위해 설립한 곳이 아니다. 김주인 원장은 게임 ‘서든어택’의 개발자다. 게임 프로그래밍·기획 등에 방점을 찍고 있던 아카데미였다.

한 감독은 “프로게이머 육성 과정을 시작한 계기도 재미있다”며 “서울‘게임’아카데미다 보니 게임을 가르쳐달라고 하는 학생들이 자꾸만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e스포츠에 대한 수요가 먼저 있었던 셈이다.

이어 한 감독은 “기존에는 게임을 하다가 최상위권에 가면 프로게이머가 되는 방식”이라며 “사실 그보다 약간 밑에 있는 사람들도 교육을 해서 어느 정도 위치까지 만들어놓을 수 있어 교육을 진행하다 보니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연습에 매진하는 서울게임아카데미 학생들 (사진제공=서울게임아카데미)
▲연습에 매진하는 서울게임아카데미 학생들 (사진제공=서울게임아카데미)

프로게이머가 되고자 하는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났다.

서울게임아카데미에 모인 학생들만으로도 한 번 게임하는 데 100명이 필요한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스크림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다.

국제 교류도 활발하다. 오버워치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은 최근 국내뿐 아니라 중국 팀들과도 스크림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훈련한 지망생들이 실제로 알파식스게이밍, 에버8위너스, 라이징스타게이밍 등 프로 구단과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한 감독은 e스포츠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는 것을 체감한다고 전했다.

그는 “2016년 첫 e스포츠반 창설 당시 부모님과 상담하다 보면 ‘우리 애 헛바람 들어서 그러는 거 같으니까 좀 말려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흔히 연예인 되려고 하는 아이를 보고 부모님들이 하는 얘기와 비슷했는데, 지금은 부모님이 학생 손 붙잡고 오는 케이스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으면 게임 쪽으로 진로를 정하는 게 어떠냐고 먼저 제안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감독은 “당장 프로야구 구단도 게임사가 운영하고 매일같이 게임 광고가 나오는 마당에, ‘게임하면 불량학생’ 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깨졌다”고 말했다.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에게 패치 내용을 알리기 위해 서울게임아카데미가 붙여놓은 공지사항 (사진제공=서울게임아카데미)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에게 패치 내용을 알리기 위해 서울게임아카데미가 붙여놓은 공지사항 (사진제공=서울게임아카데미)

다만 지망생 모두가 프로게이머가 될 수 없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한 감독은 “그래서 본인이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다니는 친구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프로게이머를 지망하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대안도 마련하고 있다. 서울게임아카데미에는 게임 개발이나 프로그래밍 관련 수업들이 개설돼있다.

한 감독은 “(지망생과 프로게이머들은)단순히 게임을 했던 사람들보다 게임 시스템이나 구조, 맵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은퇴 이후 2차 전직이나 대안을 찾는 프로그램을 많이 구성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서울게임아카데미는 e스포츠의 다양한 수요를 소화하고 있었다. 게임을 잘하고 싶은 직장인들을 위해 취미반도 운영한다.

한 감독은 “아들과 게임을 해 보려고 오신 50대 남성이 있었다”며 “자기가 게임을 함께 해보려고 하는데 아들이 친절하게 가르쳐주지도 않고 성질을 낸다며 찾아오셨다”고 설명했다.

최근 게임을 잘하는 것도 매력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자기개발을 위해 찾는 이들도 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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