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법률-상속] 남동생만 유산 줬다고 부모님 집에 불 지른 자식

입력 2020-08-1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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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남동생에게만 유산을 줬다고 부모님 집에 불을 지른 여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건이 있었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50대 여성 A 씨는 어머니가 아버지의 모든 재산을 남동생에게만 상속해 준 것에 불만을 품고 어머니가 사는 집에 불을 질렀다. 집 전체가 불에 탔지만 다행히 어머니가 집에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고 A 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기사만으로 자세한 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보도된 내용을 보면 부모님이 아들이라는 이유로 동생에게만 재산을 상속해 줬고 여성인 A 씨에게는 상속을 해주지 않아 A씨가 이에 불만을 품고 이러한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일일드라마에서는 상속을 많이 받는 데 유리하다는 말을 듣고 시댁에 들어가 살기로 하는 며느리의 모습이 나온다. 아무래도 곁에서 자주 보면 조금이라도 재산을 더 받을 가능성이 있고, 나중에 기여분을 주장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사람이 상속을 더 받는데 유리할 수 있다.

얼마 전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장녀가 아버지에 대한 한정후견을 신청했다. 조양래 회장은 자신의 회사 지분을 차남에게 물려줬는데 장녀가 이에 반발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한정후견을 신청한 것이다. 후견신청은 건강이 좋지 않아 판단력이 부족해진 사람에게 후견인을 선임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장녀가 아버지에 대한 후견신청을 한 것은 아버지의 건강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버지가 차남에게 회사 지분을 물려준 것은 효력이 없거나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처럼 재산을 받지 못한 자식들이 부모님에 대한 후견신청을 해 부모님이 한 재산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하거나 향후 더 이상 재산처분을 하지 못하게 하는 사례를 최근 자주 볼 수 있다.

이 내용들은 필자가 최근 언론 보도에서 확인한 상속 분쟁 사례들인데 이 사례들 말고도 가족들 사이에 상속 문제로 일어난 다툼은 언론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번 돈을 어떻게 다음 세대에 잘 넘겨줄 수 있을지도 중요한 문제다.

어떻게 하면 자식들이 싸우지 않게 잘 물려줄 수 있을까. 모든 자식에게 공평하게 똑같이 나눠주면 될까. 아들, 딸 또는 장남, 차남 구별하지 않고 공평하게 재산을 나눠주면 비교적 다툼의 소지가 적어질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장남이 부모님 재산 관리나 병간호를 하느라 고생을 했는데 장남에게 동생들과 똑같이 재산을 나눠주면 부양에 고생한 장남이 가만히 있을까. 부모님을 부양한 장남은 당연히 부모님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 것이고, 부모님이 돌아가신 다음 기여분을 달라고 하면서 다른 형제들과 다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럼 부모님을 부양한 장남에게 재산을 더 나눠주면 문제가 없을까. 동생들 입장에서는 장남이 부모님을 모시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부모님을 모셨다고 장남에게 재산을 더 주는 것은 부당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동생들 중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을 배려해주지 않는다고 서운해할 수도 있다.

이처럼 어떻게 재산을 나눠주더라도 모든 자녀가 만족할 수 있게 재산을 나눠주기는 힘들다. 대부분 재산을 증여나 유언 같은 방법으로 정리해 두고, 모든 자녀에게 똑같이 재산을 남겨주지는 않더라도 유류분반환 문제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골고루 나눠 주는 게 자녀들 사이에 상속 분쟁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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