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ㆍ성희롱 특별대책’ 내놓겠다는 서울시...“철저하게 원인 분석해야”

입력 2020-08-06 13:36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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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서울시가 성차별ㆍ성희롱 근절 특별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특별대책위원회가 서울시의 성희롱이나 성추행 상황은 물론 조직문화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의혹에 쟁점이 된 매뉴얼 작동 여부와 사건의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명으로 구성된 ‘특별대책위원회’ 무슨 일 하나

앞서 서울시가 밝힌 특별대책위원회에는 총 15명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다. 김은실 이화여대 교수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공동 위원장을 맡고, 여성ㆍ시민ㆍ청년단체 3명, 학계 1명, 교육․연구기관 2명, 변호사 1명, 노무사 1명이 외부위원으로 참여한다. 내부위원으로는 여성가족정책실장, 행정국장, 감사위원장, 공무원노조 여성대표 2명이 합류해 위원회를 꾸린다.

이들은 △피해자 보호방안 및 일상으로의 복귀 지원 방안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방지 및 재발방지 대책 △조직 내 성차별 문화 개선 및 성평등 문화 확산 방안 △직원 성차별 인식 개선 및 성인지 감수성 향상 방안 △성희롱‧성폭력 고충신고 및 사건처리 시스템 개선방안 △성차별적 직무 부여, 조직 운영방식 등 개선방안 △선출직 공무원 성범죄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제도개선 사항 등을 자문한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사건은 이미 국가인권위원회가 직권조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사건 자체보다는 조직문화나 제도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위원회”라면서 “활동이 끝날 무렵인 9월이 되면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서울시에서 운영하던 성희롱ㆍ성폭력과 관련한 위원회와는 성격이 다르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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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에 가까운 ‘서울시 성희롱 매뉴얼’…“사건 발생 원인 찾아야”

서울시는 성희롱ㆍ성폭력에 관해 사실상 완벽한 매뉴얼을 가지고 있다. ‘서울시 성희롱ㆍ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에 따르면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게 돼 있고 성희롱 사건 발생부서에서는 2차 피해 예방 교육을 시행토록 규정했다. 연대책임 대상을 확대해 가해자에 대한 책임을 지게 했으며 전 직원이 참여하는 성희롱ㆍ성폭력 예방 교육도 하게 돼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이 매뉴얼이 없어 발생한 것이 아니란 뜻이다.

이에 따라 특별대책위원회가 사건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잘 만들어진 매뉴얼이 있는 만큼 원인 분석이 선행되지 않으면 또 다른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큰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배복주 정의당 여성본부장은 “서울시는 성희롱에 대한 다층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평가하면서 “그런데도 이런 일이 발생한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 본부장은 “원인이 규명돼야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직문화나 인식은 장기적으로 다뤄져야 할 문제라서 특히 세부적인 방안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매뉴얼 작동 여부도 특별위원회가 점검해야 할 사안 중 하나다. 서울시 매뉴얼이 선출직 공무원인 서울특별시장에게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다.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완벽한 매뉴얼이 박 전 시장에게만 적용되지 않았다는 게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며 “이 내용이 특별대책에 빠지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선출직 공무원의 성범죄에 무거운 책임 물어야”

선출직 공무원이 성범죄를 일으켰을 때 더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도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사건 처리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여성가족부 등 행정기관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배 본부장은 “매뉴얼을 보면 지금은 서울뿐 아니라 선출직 공무원이 성범죄로 논란을 일으키면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다”라며 “매뉴얼이 작동하지 않은 게 아니라 실제로는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출직 공무원을 내세운 정당이 책임을 지든지 여성가족부나 감사원 등 행정기관에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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