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유공장 존폐 위기…“수십 년 만의 극심한 수요 위축”

입력 2020-07-0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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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평년 대비 절반 수준…유럽 화석연료 감축 노력 등으로 불안 더욱 고조

▲오일펌프잭이 기름을 퍼올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로이터연합뉴스
▲오일펌프잭이 기름을 퍼올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정유업계가 수십 년 만에 극심한 수요 위축에 시달리면서 세계 각지의 공장들이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

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대폭 감축하면서 원유 정제 비용은 급증했지만, 연료 수요는 여전히 침체된 상태다. 석유 비축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경유와 휘발유 등의 정제 마진은 축소되고 있다.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로버트 캠벨 국제 석유제품 헤드는 “정제능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과잉이었다”면서도 “현시점에서 너무 많은 것은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석유 수요는 곳곳에서 록다운(도시 봉쇄)이 이뤄진 4~5월에 20% 남짓 감소한 뒤 회복을 시작했지만, 적어도 내년까지 코로나19 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올 것 같지는 않다. 경영에 드는 비용을 모두 계산에 넣으면, 이미 적자 경영을 하고 있는 곳도 있다.

지난 몇 주 동안 유가는 정유 가격 회복을 웃도는 속도로 상승한 반면, 석유사업 실적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정제 마진은 대폭 축소됐다. 미국의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연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10달러 내외인데, 현재는 그 절반 정도로 침체했다.

정유공장 폐쇄 위험이 가장 큰 곳은 유럽이다. 전체적으로 설비가 노후화돼 있는 것은 물론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를 교통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덮치기 이전에도 유럽 정유업계는 장기적으로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여나가려는 움직임과 함께 아시아 신규 정유공장들과의 경쟁에 시달려 왔다.

UBS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석유 정제로 과거의 채산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2021년 말까지 전 세계 정제능력을 하루 300만 배럴 가까이 줄일 필요가 있다. 이는 영국 일일 소비량의 2배이자 전 세계 하루 소비량의 약 3%에 해당한다.

미국의 소규모 정유공장이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일부 공장들도 폐쇄 위기에 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의 정유업계는 대체로 마진 악화의 영향을 비교적 잘 견디고 있다는 평가다. 수요 침체에 따라 조업을 축소한 것이 주요인 중 하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에서는 석유 정제 능력 중 3분의 1이 가동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미국 정유공장은 수주 전부터 정제량을 늘리고 있는데, 휘발유 소비가 활발한 텍사스주 등지에서의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수요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예년 같았으면 여름 여행시즌을 맞아 자동차 사용이 증가하면서 휘발유 수요가 늘어났겠지만, 현재 미국의 석유 비축량은 계절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수준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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