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이후 하이닉스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빠른 매각을 원하는 외환은행과 달리 주주협의회내에서는 물론 산업은행에서도 신중론이 만만치 않아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 주주협의회는 오는 29일 실무자 회의를 열어 매각주간사 선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주주협의회 관계자는 "매각주간사 선정 방식, 최근 D램 시장과 M&A 환경 등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협의회 소속 9개 기관은 지난달 29일 하이닉스 인수합병(M&A) 추진을 위한 매각 결의 안건을 가결했다. 당시 주주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대우조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곧바로 국내외 투자은행(IB)에 제안서(RFP)를 발송하고,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최근 주주협의회 내부에서 외환은행의 빠른 하이닉스 매각방침에 대한 반대 의견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작업이 예상외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주주협의회 관계자는 "매각주간사를 선정하더라도 시장 상황에 따라 입찰 시기는 유동적이라 본격적인 입찰까지 상당기간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산업은행의 반대가 거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업은행측은 최근의 메모리 가격 급락과 최악의 주가 하락 상황에서 무리한 하이닉스 매각은 적정 가격을 받지 못한채 국부유출로만 이어진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하이닉스 등 구조조정을 마친 기업들의 매각 일정을 늦춰 한국개발펀드(KDF)에서 매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만호 산업은행 부행장은 지난 20일 평화방송(PBC)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서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해 "구조조정 절차가 완료된 기업은 빨리 매각하는 것이 기본입장이나 시장상황도 불안하고 주가가 많이 내리면 매각에 지장을 가져올 수도 있다"며, "일부는 KDF에 보내서 매각하고 또 일부는 산업은행에서 매각할수도 있다"고 밝힌바 있다.
한편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해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향후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된 전망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는 외환은행(8.22%)과 우리은행(8.03%), 산업은행(6.22%), 신한은행(6.09%), 정리금융공사(3.57%), 농협(1.28%), SH자산운용(1.16%), 대우증권(0.80%), 우리투자증권(0.66%) 등이다.